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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쓸데없는 이야기

'개고기 금지법'까지 필요한가?

'핵오염수 방류'가 문제가 되었을 때 누군가는 '괜히 오염수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말자'라고 하였었다.
아예 그런 것은 원래 없는 걸로 취급하자, 그래야 수산물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이다.
그러면 '개고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같은 그들의 논리라면 '개고기'니 '개 식용'이니 하는 말 자체를 언급을 하지 말아야 한다.
억지로 티를 내지 말고, 원래 이 땅에는 그런 역사나 그런 단어 자체가 없었던 것 처럼 그냥 넘어가자는 논리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학생 시절까지 나는 개고기를 엄청 좋아했었다.
어지간하면 몇몇이 '당고기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회비를 모아 먹으러 다녔을까.
레지던트 1년 차 100일 당직이 끝나는 날, 의례적으로 의국 회식을 개고기 집에서 했었던 기억이 있고,
군대 시절 간부들을 부추겨 잔반 처리하는 개장수와 협의하에 제법 큰 개 한 마리를 잡기도 하였었다.
솔직히 지금 생각에도, 역시 고기 중에 최고는 개고기를 뽑고 싶다.
그 야들야들한 맛은 지금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일 정도이니...
물론 지금은 먹지 않는다.
거의 20년전 울산에서 어느 다리 밑의 식당에 가서 먹은 게 마지막으로 기억한다.
 
군의관 시절 마라톤을 하면서 주변 산을 열심히 뛰어다녔는데,
그 당시 살던 김포의 주변 야산에 집단으로 식용 개를 키우는 곳이 간혹 있었다.
그때 작은 쇠철창속에 말라비틀어진 몸에 더러운 피부병에 걸린 채 목줄에 묶여 감금된 광경을 본 이후로는
괜히 개고기를 가까이 하지 못하였던 것 같다.
특히 불교를 믿는 마누라와 나에게 야만인이라 야단치는 딸의 등쌀도 한몫을 하였고.
 
묘탕(猫湯)이라고 들어 본 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자(漢字)라서 애매하게 여길 이도 있을게다.
쉽게 말하면 '고양이 탕'이며 '나비 탕'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무릎 관절에 고양이 고기가 좋다는 속설이 있어 제법 많이 해 먹었다고 한다.
'역시 우리나라가 야만국이야, 어떻게 고양이를...'
하지만 고양이 고기는 식용으로 아시아 유럽 남미등에서 엄연히 인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제는 중세나 근대처럼 굶주림등을 이유로 개나 고양이등의 동물을 먹지는 않는다.
오히려 요즘은 애완동물이라는 이름으로 어떨 때는 인간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그러기에 이렇게 먹을 것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굳이 개나 고양이 같은 작고 귀여운 애완동물을 잡아먹으려 난리를 부릴 필요는 없을게다.
 
1993년 스위스에서는 의회에 제출된 한 법률이 부결되었다.
다름 아닌 동물보호단체의 청원으로 이루어진 고양이 고기와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자는 법안이었다.
특히 스위스에서 고양이 고기는 성탄절날 토끼 고기처럼 요리해 백포도주와 마늘을 곁들여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니 어떻게 스위스에서 이런 법안이 부결되었을까? 지역 전통과 특성이라는 이유였다고 한다.
2014년에 다시 같은 법안이 제출되었다고 하는데,
그 결과는 찾아볼 수가 없지만 2019년 개고기 육포를 판매한 것을 보면 부결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 그 아름다운 스위스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개고기와 고양이 고기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중세 시대의 스위스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누구는 개를 좋아하고 누구는 고양이를 좋아하고 누구는 토끼를 사랑하고 닭을 사랑할 게다.
누구는 말을 좋아하고 누구는 소를 좋아할 수도 있다.
뭐 굳이 햄스터(쥐)나 뱀 같은 혐오(?) 동물까지 예를 들고 싶지는 않다.
누구든지 자기가 사랑하는 동물을 식용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분노가 올라올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알아서 그 시대의 조류에 맞춰서 의식(衣食) 생활은 조절을 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특히 요즘의 청장년층에서 개고기를 먹는 이는 3-40년 전에 비해 많이 드물어졌을게다
그렇다고 늙은이들이 이제 와서 먹어라 한다고 먹고 먹지 말라고 해서 안 먹을 것 같은가,
그들이 그렇게 말을 잘 들을 것 같은가?  
 
'나의 자궁을 왜 국가가 관리하려 하느냐?'는 물음을 던지듯이
'나의 먹거리를 왜 국가가 법으로 규제하려 하느냐?'라는 의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뭐, 술 담배나 마약을 하자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 어느 검사의 처남 이야기를 따르면 뭐 이렇게 맛있는 걸 자기네들끼리만 먹으려고 그런다거나,
   굥과 쥴리의 뜻이라서 그런다면 어쩌겠냐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