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역사란 객관적으로 복잡하게 산재해 있는 다양한 사실들 속에
역사가의 입맛에 맞는 핵심적이라 여겨지는 사실들의 나름의 '배치'와 '해석'을 통해
제대로 된 하나의 '서사(Epic)'를 만들어 내어 것은 아닌가 여겨진다.
여기에서 실질적으로 별 가치가 없는 '진실'이라는 허상에 대해서 왈가불가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누구의 시선으로 보아도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느꼈던 사실들.
바로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행하였던 그 잔인한 학살과 만행들.
잉카와 아즈텍 제국에서만이 아니라 그 드 넓은 북미 지역의 인디언에 대하여 벌어졌던 그 가혹함과 잔인함은
개인적으로 기록을 따라가며 읽어 나가기가 너무 힘겹게 느껴져 중간에 그만둔 적이 몇 번 있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과연 여기에 그 어떠한 변명이나 반론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역시 나는 어리석었을 뿐이었다.
일부 유력한 유럽 역사가들에게 남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침략, 약탈 그리고 무자비한 학살은
단지 '텅 비어있는 공간(Space)으로의 확장'이었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부 불행한 비극적 사건들일 뿐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그들이 그 넓은 북미 대륙에서 인디언에 대하여 자행한 무도한 추방과 무자비한 학살 역시
예전 이스라엘 민족이 '꿀과 젖이 흐르는' 가나안에 들어가 기존 살고 있던 수만의 백성들을 학살하였던
그 위대한 역사적 업적을 새로운 땅에 재현하는 과정일 뿐이었다.
그러기에 이 모든 것이 그들에게는 그냥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으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오랜 시절 가나안에서 살고 있던 수만 명의 주민들,
그 드 넓은 북미 곳곳에서 수천 수 만 년간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던 수백만명의 인디언들.
이들이 새로이 밀려 들어온 침략자(문명인, 종교인)들에 의해 그토록 비참하게 죽어나가야만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유럽인의 시각에서는 그냥 신이 정해준 그들의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일 뿐이었다.
2024년 12월의 대한민국은 지금 'Alcoholic dementia'가 의심되는 한 지도자의 광기에 의해
다시금 극단적 대립이라는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것이 있다.
1987년의 기억, 1990년대의 기억, 2008년의 기억, 2016년의 기억, 그리고 2024년 오늘날에도
매번 역사의 주인이라 희롱당하는 시민(민중)은 항상 너무 뜨겁거나 너무도 차가운 거친 아스팔트에 엉덩이를 까고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면서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면서
가슴속에 담긴 울분 분노 희망등을 온몸으로 토해내고 있다.
그리고 소위 민중의 손발이 되고 종이 되겠다고 하는 지배자들은
여전히 시원하거나 따뜻한 방 편안한 의자에 앉아 거피등을 마시고 TV 등을 보면서 주요 결정을 고민(?)한다.
이 변하지 않는 풍경(그림) 역시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인가?
물론 그들도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그들 자신들의 이익을 단 하나라도 소홀히 흘러 버릴 수 없는 그 절박함과 간절함으로
대가리가 얼마나 터져 나가겠는가?
"아니 우리가 그런 것까지 걱정해 줘야 하나?"
지금 길거리의 일부 늙은이들은 그러한가 보다...
그것도 그들의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이라 여긴다면 할 말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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