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문서 읽기를 질색했다.
보좌관들이 올리는 문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일이 잦았다.
부하들과는 정책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떠오르는 내용으로 일장 연설만 일방적으로 늘어놓았다.
그는 늘 난장판이었다.
관료들은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몰랐고, 누가 무슨 일을 맡고 있는지 몰랐다.
그는 어려운 결정을 해달라고 하면 결정을 한없이 미루고, 결국 느낌대로 결정해 버리기 일쑤였다.
관료들은 그날그날 그의 기분 상태에 따라 어떻게든 눈에 들거나 그의 눈을 피할 생각뿐이었다.
그의 개인적인 습관을 볼 때, 그냥 일하기 싫어하는 자아도취증 환자에게 나라를 맡겨 놓은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는 엄청나게 게을렀다. 11시가 되어야 겨우 일어나고 점심까지 신문의 자기 기사 읽는 것 정도가 고작이었다.
기회만 되면 집무실을 떠나 개인 별장으로 갔고, 거기서는 당연히 일을 더 안 했다.
별장에서 하는 일은 산책 아니면 새벽까지 영화 보기가 거의 전부였다.
그는 남들이 자기를 비웃는 것을 질색했지만, 남을 놀림감으로 삼는 것은 좋아했다.
신문에 자기를 창찬하는 글이 실리면 금방 기분이 좋아졌다.
자기 선입견에 맞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이 식견을 말할 때는 폭언을 퍼붓곤 했다.
누구를 이야기한 걸까?
나는 히틀러를 이야기한 건데, 사람들 마다 다른 이름이 떠오르려나?
ps) 본문의 내용은 도서 '인간의 흑역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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