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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지나가는 생각들

이해하기 어려운 의견

국론 분열의 책임을 져야 한다, 국론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친구들끼리 모여 뭘 먹을지 고민할 때 의견이 갈리곤 한다.
형제들끼리 부모님 모시는 문제를 상의할 때는 말이 거칠어지고 방에는 찬바람이 불어 제낀다곤 한다. 
산악회등의 뻔한 친목 모임에서도 이런저런 의견으로 사소한 다툼들이 그칠 새가 없다.
물론 대부분이 그 과정을 귀찮아하고 짜증을 내곤 하지만, 그 논란 자체를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당연한 과정의 하나라고 여긴다.
 
그런데 어떻게 5000만 명이 모인 한 나라에서 통일된 의견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어쩌면 그런 상상을 하는, 그런 것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오히려 정신감정을 받아봐야 하지 않는가?
물론 가능은 하다.
독일의 힌덴부르크나 히틀러가 떠들었던 '1914년 8월'에 대한 환상(? 환각)처럼, 
언론에 의해 조작 변형되고 그것이 국민들에게 반복 학습 세뇌되었을 때이다.
아니면 스탈린이나 프랑코 또는 피노체트 박정희 처럼 어떠한 사소한 반대도 총칼로 짓밟아 버릴 때 이거나.

통일을 부르짖는 사회는 근본적으로 질서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독일이나 소련에서 30년대 지나온 늙은이들, 남한에서 70, 80년대 지나온 이들에게
"질서가 회복되었다"는 의미의 뉴스가 어떤 비극을 내포하고 전하는 것인지를 또 다르게 느낄 것이다.
그들이 외치는 질서에서 개인의 권리나 민주주의의 내용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직 '당장 눈 앞에 드러난 것처럼 보이는 상상의 적(敵)'만이 존재할 뿐이며,
이를 물리치기 위해 모든 시민들은 현재의 고난을 감내하고 버티며 견디라는 것뿐이다.
나머지는 자기네들이 다 알아서 할 테니 말이다.
 
국론은 결코 통일될 수 없고, 나아가 통일되어서도 안된다.
항상 여러 가지 의견들이 부딪히며 싸우면서 변화 발전되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힘들고 무섭거나 맞서 싸울 용기나 힘 지혜 등이 없으면 그냥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야 한다.
역사의 쓰레기통 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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