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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다녀온 이야기

지리산 둘레길 4,5,6 - 2

8월의 말이라 그런지 조금씩 해 떨어지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게 조심하다 보니, 산행 속도가 많이 늦어진 감이 있다.

아직 남은 길은 멀고, 더구나 산길이 제법 남아 있으며, 차편은 장담을 못하고...

그래도 그냥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진행한다.

고동재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론적으로 한참을 더 가야만 했다.

힘들어도 전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쉬면서 구경을 한다.

이 곳을 오르기 직전 바로 근처에서 멧돼지 떼들의 '쉭 쉭 킁 킁' 거리는 소리에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쫙 퍼지면서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다.

이제 산길은 끝나고 임도와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다행히 30분쯤 걷다가 콜택시와 연결되어 산청읍내로 편하게 들어올 수 있었다.

산청에서의 저녁은 역시 '산청 흑돼지'가 아니겠는가.

가볍게 소맥 두잔씩 곁들인 저녁을 마치고 각자 모텔 방으로 들어가면서 하루를 마친다.

-- 아~ 이 날도 롯데는 졌다. 내가 모텔에서 야구를 보면 항상 이런가?...

다음날 아침 다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웅석봉을 중심에 두고 경호강을 따라 휘돌아 가는 듯 한 경로이다.

참으로 맑은 날이다.

저 멀리 '달뜨기 능선'이 보인다.

소설 '남부군'에서 언급된 바로 그 정경이다.

덕유산에서 부터 남하해온 이현상 부대는 지리산에만 들어가면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저 멀리 달뜨기 능선을 만났을 때 그들은 드디어 살 길을 찾았다며 환호를 하였었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것은 토벌대의 집요한 추격, 한겨울의 추위와 배고픔

그리하여 맞이하게 되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들.

저 멀리 '달뜨기 능선' 너머로 떠 오르는 달을 보며 부모님과 형제들을 그리워했다는 그들의 뼛속 깊은 회한은...

한센병 환자들의 수용소겸 치료소인 성심원에 다다랐다.

재광이는 학생 시절 이 곳에 의료 봉사 활동 왔던 기억을 찾아 올라가 본다.

나느 그냥 기록 삼아 사진 한장을 위해 뒤따라 올라가 본다.

8월의 끝자락, 이렇게 또 하나의 여름을 보내면서 같이 한 '지리산 둘레길'

이제 이번은 여기서 끝을 맺고

9월 짙은 가을날 '그리고 그 다음을' 이어가야 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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