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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다녀온 이야기

다시 찾은 경주 -2

깊이 잠들지 못하고 다시 일찍 눈을 떴다.

뒤척이다가 몸을 일으키니 아침 6시라...

뭔가를 먹고 하루를 시작하려고, 라면 하나 반을 끓인다.

아~ 이제는 이것도 많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바깥에 있는 뭔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지는 것과 연관되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힘들고, 식사량도 줄어들고, 누구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도 힘들어지고...

하지만 불만, 증오, 짜증등은 더욱 커져가는 듯 하니, 애매하네...

첫 계획은 남산을 올라가려 하였으나

왠지 몸도 피곤하고, 장마로 비는 오락가락하고,

그냥 문화 유적지 주위나 거닐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혼자 다니는 여행길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겠는가? 언제든지 마음가는 데로.

첨성대 주변을 출발지로 잡으려 버스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웬 복인지...

연꽃을 보는 순간,

그 구조물이 비슷한 연근의 쫄깃한 식감이 교차하여 순간 당황하였다.

아~ 이 용서할 수 없는 천박함이여...

걷다보니 경주 계림에 도착하였다.

학생 시절 한번 빵과 우유(?)를 가지고 와서 한 나절을 쉬어간 기억이 난다.

그땐 왜 그랬는지? 기억은 나는데, 어색해서 기록을 남기지는 못하겠다.

ㅎㅎㅎ

지금에 다시 찬찬히 둘러 보니, 참 좋은 곳이다.

이어서 그 주변의 '경주 향교', 최부잣집, 교촌 마을등을 둘러보고

남산으로 넘어가기 위해 '월정교'를 넘었다.

9시부터 문을 여는데, 아직 8:40.

결국 무의식적 습관처럼, 빙~ 돌아가서 살짝 문틀을 넘어간다.

가랑비가 내리는 하천의 정경이 꽤 좋다.

천천히 상서장 주변을 통해 남산으로 접근해 간다.

곳곳에 보물의 흔적이 보인다면 그곳은 남산이 맞다.

그리고 서울 남산의 소나무는 어떠한 지 기억에 없지만, 경주 남산의 소나무는 정말 걸작들이 많다.

바위를 파들어 가 조각한 불상이라는데,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불상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양갈래 머리를 어깨까지 길게 드리운 처자의 모습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 물론 나의 착각이겠지만...-

여기 윗쪽으로는 얼핏보면 자그마한 불상이 놓여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는 듯도 한데,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아도 별다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길 가의 멋진 카페를 지나서 정처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통일전이 나오고

예전 마누라와 같이 간혹 들렀던 '서출지', 그리고 두부 막걸리 집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 그냥 지나가기에는 배꼽 시계가 너무도 정확하고,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두부 한 접시를 시키고, 소화가 안될까 저어되어 동동주 반되만 시켰다.

신경주역은 여전히 화창하다.

조만간 다시 내려올 때는찬바람이 좀 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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