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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다녀온 이야기

'나주 - 홍어와 국밥' - 1

원래 작년 이 맘때쯤의 계획이라면,

아마 1 순위 - 나주, 2 순위 - 구례, 3 순위 - 강진으로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을텐데.

사실 경주는 전혀 예상에 없던 곳이었는데...

상황의 급변으로 정착지가 바뀌면서, 아쉬움에 언젠가 들러고 싶었던 그 곳을 찾아갔다.

경주의 '경(慶)'자와 상주의 '상(尙)'자를 합쳐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경상도'이다.

그리고 전주의 '전(全)'자와 나주의 '나(羅)'자를 합쳐 '전라도'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뭐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이야기라는데,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부정하는 말이 없는 걸 보면 대충 그런가 보다 여겨도 무방한 모양이다.

집 사람이 전날 부산 금천선원 큰 스님의 입적으로 49제를 치르고 올라와 피곤한 상태이기에

일요일 오전 약간 느지막하게 출발을 하여 나주 향교 근처에 주차를 하였다.

휴일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거닐고 있다.

그 유명한 '나주 국밥'집이 주변에 있어서 겸사겸사해서 점심으로 먼저 배를 채운다.

예전 홀로 백운산 종주를 마치고 광양 터미널 근처에서 처음 '나주 국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멀~건 수돗물에 고기 몇 점 띄워준 듯 하여 짜증이 확~ 일었다가,

국물 한 숫갈 먹어 보고서 '어어~~??', 밥 말아 몇 숟갈 떠 먹고는 바로 '우와!!'라며 감탄했었는데

이후 몇번 먹어 보기는 하였지만, 본 고장에서는 처음이었다.

허기와 맛에 정신이 나가 사진을 찍지는 못하였지만,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말끔히 비워버렸다. 역시....

나주목의 객사로서 업무를 보았던 '금성관'이라 한다.

영산포구가 있었으며, 그 유명한 나주 평야를 끼고 있었던 이 곳이

과거 얼마나 번성 하였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는 규모이다.

마당은 거의 궁궐 수준이고, 특히 뒷편에 있었던 600년 된 은행나무의 위용이 대단해 보였으니 말이다.

내가 먹은 집도 나름 맛있었는데, 집 사람 말로는 이곳이 진짜 유명한 집이라 한다.

그리고 한 군데 더 길게 줄을 선 집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먹었던 집이라 한다.

뭐 그리 아쉬움은 없었다. 내가 먹은 '사매기'라는 식당도 충분히 맛있었으니 말이다.

나주 목사의 살림집 격이었던 '금학헌'이다.

내부를 보니 예전 나주의 위상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예로부터 선비나 목사의 덕목 중에 최고를 '청빈'이라 하여,

방의 크기는 몸 하나 뉘이고, 밥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면 족하다고 하여 작게 그리고 단출하게 하였는데,

여기는 'ㄷ'자 형태로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나주 향교'에 들른다.

500년된 비자 나무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하지만 대성전을 비롯한 주요 건축물은 다 문이 닫힌 상테이고

나머지 부속 건물들만 몇 군데 둘러볼 수 있어 아쉽다면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하였다.

하지만, 내가 뭐 그리 깊이 유교를 이해하거나 그러지는 않으니, 그냥 그 정도???

도착하고 바로 점심 먹고, 이리 저리 한 두 시간 걷고 나니 피곤하여 카페를 찾아갔다.

나름 유명하다고 하여 별 생각없이 찾아갔는데, 완전 대박!!!

내가 그리 카페를 찾아 다니거나 좋아 하지 않는데, 아마 내가 본 것 중에 최고가 아닐까 싶다.

이제 시간도 제밥 지났고, 몸도 피곤하여 예약한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

비즈니스 호텔이라 그리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가성비로는 제법 좋았다.

혼자 여행을 다닐 때는 구질구질한 모텔에서 지내지만, 마누라랑 어찌,

학생이나 연애 시절이라면 모르겠지만, 이제는 편하고 깨끗하게 씻고 자는 게 최 우선이 아니겠나.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라 기대하였던 나주의 저녁 - 홍어를 먹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뱃속을 충분히 비워두기 위해 약 40분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물론 주변도 둘러보면서 천천히 거닐면서 말이다.

'일본 지주 가옥'이 보존되어 있다고 하여 들러본다.

군산에서 보던 것에 비하면 약간 초라해 보이고, 별다른 특징이나 멋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장의사' 간판이 더 신기하고 정겨워 보인다.

황포 돛배는 시간도 늦은 듯하고, 기다리는 승객도 없는 것으로 봐서 오늘은 문을 닫은 듯하다.

먼저 급한대로 홍어집을 찾아 들어간다.

그러나....

당분간 1년 정도는 홍어를 멀리 할 듯하다.

홍어 자체는 흑산도에서 잡아 왔겠지만-그렇게 믿어야 내 속이 편하다-, 김치나 수육등은 영~~~

역시 요즘은 택배나 수송이 워낙 용이하기에, 원산지를 고집할 필요가 전혀 없는 듯하다.

그냥 울산에서 먹은 단골집이 더 내 입맛에는 맞는 듯하니 말이다.

그래도 영산강 강변으로는 이제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온다.

나주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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