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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지나가는 생각들

누구 덕분인 줄도 모르는...

늙은이들은 흔히들 말한다.-요즘은 간혹 젊은것들도 따라 하고...-
"우리가 이렇게 사는 게 누구 덕분인 줄 아느냐? 모두가 미국이 우리를 지켜줘서 그렇다...."
 
어떤 늙은이나 국립대학교 교수들은 흔히 말하곤 한다.
"일본이 우리를 지배하지 않았으면, 우리는 지금도 곰방대나 피우며 상투나 틀고 앉아 있을 게다..."
 
양대 호란으로 어리석은 왕은 그 험한 수모를 당하고 백성들은 처참하게 짓밟혔으나, 그들은 말한다.
"우리가 누구 덕에 왜적의 침입을 이겨냈는 줄 아느냐? 은혜를 모르는 이는 인간이 아니다..."
 
조선 500년의 역사에서 지배층들은 끊임없이 되뇌며 백성들에게 세뇌를 시켰다.
"우리는 위대한 대중국을 떠받들어 모시는 것을 자랑으로 여겨야 한다.
정치 군사 경제 학문 등의 모든 분야에서 그들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찌 지금처럼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겠느냐..."
 
고려 말기, 세계를 정복하다시피 한 원나라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는 그 시기.
의복이나 생활 습관뿐만 아니라, 언어까지 철저히 몽골의 방식을 따르려 했던 그 시절.
그게 100년이 채 가지 못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 이전을 더 정리해 본들 뭣하겠는가.
'그들의 덕분'이 아니었다면 아마 우리는 지금도 동굴에서 돌이나 깎으며 씨씨덕 거리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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