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언론의 광기적 속성을 간파하고 의도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장 잘 이용한 대표적 인물을 뽑는다면
역시 독일의 요제프 괴벨스를 빼놓을 수 없을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영국에게서 항복이나 최소한 '평화 협정'을 끌어내기 위해 런던에 대공습을 퍼붓는 시점에서
괴벨스는 또 다른 공간에서 처칠에게 공습을 퍼부었다.
바로 저렴하게 보급한 '국민 수신기' 라디오인 '괴벨스의 주둥이'를 통해서 말이다.
거의 매일 밤 반복되는 독일의 야간 대공습에 런던 시민들은 조금씩 지쳐가고 정치인들은 더욱 빠르게 항복을 선동한다.
이에 처칠은 독일의 대도시에 대한 직접적인 공습과 동시에
그 특유의 유려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라디오 연설을 통해 영국 시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준다.
독일에게는 가장 부담이 되는 무서운 항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이에 괴벨스는 그의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는 자신 있게 "나에게 한 문장을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라고 하였으니...
사람들은 결코 연설문이나 발언의 전체를 경청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 정리해 주는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평가(?)에 의해 모든 판단이 좌우된다.
그러기에 괴벨스는 처칠의 연설에서 단지 애매한 표현이나 단어 1-2개를 가지고 트집을 잡고 조롱을 퍼붓고,
광기에 물든 독일 시민들은 라디오나 신문에서 몰아가는 그런 유치한 조작질에 같이 흥분하고...
'암컷'이란 단어가 잠시 시끄러웠다.
과연 그 발언의 전체 내용을 언급한 TV나 신문등이 있었나?
암컷이라 안 하면, 암놈? 암캐? 아니면 암님?
C8, 도대체 뭐라 불러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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