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9일 부산의 Expo 유치 실패라는 뉴스를 접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투표 결과나 현격한 표차이 등이 아니라,
오히려 안타까워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듯한 아줌마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정부 관계자들이야 자신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믿게하기 위해 쇼처럼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건 이해가 되지만,
'시민들은 진짜 '박빙의 승부'속에 역전이 가능하다고 믿었단 말인가?'
화면으로 그런 장면들을 쳐다보는 나 자신이 오히려 더 황당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6월의 '파리 Expo설명회 지각'이나 8월의 '잼버리 대회'를 바라보면서,
앞으로 수년간 이 나라에서 굵직한 국제 대회 유치는 물 건너갔구나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처럼 모든 정보가 공개된 세상에서 우리들도 이미 알고 느끼는 것을 세계 유수의 정치 외교 관계자들이 모르고 있겠는가?
물론 이런저런 자질구레한, 누구도 선뜻하지 않으려는 국제 행사는 부풀려서라도 유치하겠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모르는 것인가?
문득 1990년대 사회주의가 무너지는 시절 많은 사람들이 좌표를 잃고 방황하였다는 뉴스가 생각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은 진정 이 땅에서 사회주의 혁명이 가능하다고 '진심으로' 믿었을까?
나는 과연 89, 90년을 지나는 그 시절 '사회주의 혁명'이 가능하다고 '진심으로' 믿었는가?
아니면 그냥 가까이 있는 이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하며 따라간 것이었는가?
솔직히 전자가 맞다고 주장하기에는 스스로가 너무도 불철저하며 모자라 보이고,
후자가 맞다고 하기에는 나의 20대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 같기에 너무 초라하고 불편한 것도 같고...
사람은 결코 두 군데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안과 밖 그 어딘가 한곳에만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동시에 그 하나에 의해 지배당하게 된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나는 생각되어진다.'
결코 모든 것을, 전체를, 그 결말을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내가 맞다'라고 믿으며 우기며, 어쩌면 세뇌당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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