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맛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잡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돈을 내고 먹어도 아깝지 않다'는 느낌으로 표현하곤 한다.
어떤 길이 좋은 길인가?라는 대하여서도 사람마다 다르기에 뚜렷한 기준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시간과 돈을 내어 다시 가도 후회되지 않는 길'을 생각한다.
27년전 겨울 너무도 낯선 인천 송도의 한 연수원에서 처음 모였던 40여명(?)의 인턴 오리엔테이션 자리.
그 날 마지막 술잔을 들었던 4명의 인연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는 게, 어찌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 2명이 '1박 2일'의 시간을 맞추어 '지리산 둘레길'을 걸어본다.
1구간은 정상적인 둘레길을 포기하고 경치를 보기 위해 '구룡 폭포'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에, 이 길이나 저 길이나 마음가는 데로 걷는게 나을 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얼마전 'tv N'에서 방영한 실패작 '지리산' 쵤영에 관한 광고판이 널려있다.
'육모정'을 지나 잠시 생각없이 도로를 따라 걷다가 다시 '빽!'
예정된 구룡 폭포 길을 걷는다.
최근 가뭄이 지속된다고 하였으나, 역시 지리산이 큰 산인 게 맞다.
예전처럼 풍성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물줄기를 뿜어 내고 있으니 말이다.
역시 가뭄이 '비폭동'의 장관은 지워 버렸다.
비만 좀 내렸다면 정말 좋은 곳인데, 오늘은 말라 있어 너무 안타깝다.
이제 구룡폭포 상단에 도착하였다.
역시 가뭄에도 제법 세찬 물줄기를 잃지는 않았기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제 정상적인 둘레길과 합류하였다.
저 멀리 '지리산 서부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래봉, 세걸산, 고리봉 등등' - 걷기 좋은 산길이 그리워 지면서, 이번 가을에 다시...
'운봉'에 도착하면서 1구간을 마친다.
정감록에 언급되었던 '십승지' 중의 하나인 남원의 운봉.
한때는 제법 규모를 이루었으나, 시외버스 터미널이 옆 마을 '인월'로 들어오면서 조금씩 쇠락해 가는 마을이다.
21세기에 이 땅에서 다시금 '풍수지리'를 논해야 하는 이 상황을, 후세는 어떻게 평가할까?
뭐, 내가 죽고 나서의 일이니 일단은 그냥 제껴두자.
살아 있는 지금의 문제도 제대로 해결해 나가지 못하는 주제이니 말이다.
운봉에서 '막걸리 한잔과 더덕 구이'로 잠시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걷는 평탄한 강변 길이 너무 좋다.
이 곳은 이성계의 '황산 대첩'과 연관된 유적이 제법된다.
왜구를 물리친 전쟁이라는데, 처음에는 '황산벌'과 순간적으로 헷갈리기도 하였다.
'흥부골 자연 휴양림'을 지나면서 이제 2코스도 마지막이 되어 간다.
이때까지 나는 몰랐는데,
재광이의 양 발가락에 '내성 발톱'이 있고, 툭 하면 발에 물집이 잡힌다고 한다.
내리막 길에 느리게 걷기에 힘들고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인월에 도착하자 마자 저녁을 먹기 위해 삼겹살 집에 들어갔다.
시골 면 소재지에 있는 식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고깃집이었으며, 더구나 손님도 제법 많았다.
'아니, 인월 면민들이 다 모였나?'
삼겹살과 항정살을 시켰는데, 음식도 너무 맛있었다.
알고 보니, 다음날이 인월 장날이라 그랬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다른 면 소재지에 비해서는 엄청 풍성하고 시끌벅적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모텔에 들어가 편안한 밤을 위해 각 방을 잡아 쉬고,
다음날 6시 조금 지나 다시 출발을 한다.
오늘 걷는 이 3 코스는 둘레갈 전체 구간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라 할 만한 곳이기에 천천히 진행하려 한다.
3구간 중에 갈림길을 만난다.
평탄한 도로길 보다는 '선화사'로 올라가는 산길을 택한다.
하지만 그 길을 가면서 비로소 재광이가 발톱과 물집 이야기를 한다.
어쩔 수 없다. 여기서는 돌아갈 수도 없다.
일단 인월 우체국(?)까지 진행을 하여, 그곳에서 손톱깍기를 구해 응급 처치를 한 이후
그만 둘 것인지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 하기로 하였다.
발의 통증을 참으면서,
주변 연녹색의 아름다운 잎사귀를 벗 삼아 그래도 별 불평 없이 천천히 잘 가기에 고맙고 안타깝다.
미처 사진을 찍지는 못하였지만,
곧 우체국에 도착하여 손톱깍기로 대충 '응급 처치(?)'를 하며 쉬면서 고민한다.
결국 계속 진행 하기로 하였다.
그랴도 가끔 이렇게 확 트이는 깨끗하고 낣은 조망에 숨을 돌리며 쉬어 간다.
점점 배는 고파지는데,
내가 계획했던 '등구령 쉼터'는 대체 어디 있는건지...
마침내 쉼터에 도착하였다.
비빔밥과 막걸리를 한통 시켰다.
바깥의 완전 명당 자리에 앉았다.
시원한 바람과 큰 나무의 깊은 내음등이 한 없이 발목과 엉덩이를 붙잡으려 한다.
'예전 같으면 막걸리 5통은 기본인데...'
ㅎㅎㅎ,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밥 먹자 마자 다시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니 당연히 힘이 든다.
특히 오후의 따가운 햇살이 따라오니.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있어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무슨 촬영을 하는 모양이다.
이제 3간의 마지막 금계에 도착하였다.
칠선 계곡, 벽송사 그리고 창암 능선등의 명승지는 또 다음으로 기약하면서,
이번 여행은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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