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찍 집을 나선다.
집 -(택시)- 대전역 -(KTX)- 동대구 -(시외버스)- 부남 -(택시)- 주왕산 주차장.
집에서 5:30쯤 택시를 타서 9:50쯤 주왕산에 도착을 하였으니, 4시간 20분 정도.
그리 가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고개를 저얼만큼 그리 멀지는 않은 길이다.
'외씨 버선길'이라,
청송-영양-봉화-영월'을 이은 244km의 제법 긴 길이다.
마치 그 길을 이은 모양새가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 버선'과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라 한다.
- 약간 억지는 있어 보이지만, 다른 뻔한 둘레길들의 이름보다는 나름 운치가 있어 보인다.
주왕산은 몇 차례 들렀지만, 제대로 산행을 한 기억은 별로 없다.
그러기에 금은광이 사거리까지는 주봉과 가메봉등을 둘러서 가는 길을 택하였다.
며칠전부터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찬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 이곳은 단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저 멀리 주왕산의 멋진 자태가 보인다. 마치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정경이다.
사진등으로 너무 익숙하다 보니 이제는 그 감흥이 약간은 떨어지기도 하다.
하지만 대전사와 함께 하는 그 정경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기에 사진은 남기고 지나간다.
이제 본격적인 주봉쪽으로 방향을 잡고 천천히 거닌다.
길 옆의 계곡을 따라 제법 물이 흐르는 듯 하지만, 가뭄이 심한 탓인지 예전보다는 많이 말라 있다.
그래도 돌아보니, 반대쪽 월외마을 보다는 수량이 제법 풍부한 편이다.
주봉을 오르는 길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별 다른 조망도 없이 제법 가파른 길을 계속 치고 올라야 하니,
몸이 불편한 나로서는 가능한 천천히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앉아서 조망을 즐기기 좋은 자리이다.
안성맞춤인 의자까지 곁들이니 이렇게 좋은 날에는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하늘색이 기가 막힌다.
문득 궁금하다.
저 바위를 타고 넘어가는 저 큰 나무 덩치들은 줄기라 해야 하나? 뿌리라 해야 하나?
약간의 쓸데없는 상념에 젖어있던 사이, 어느새 주봉에 이르렀다.
역시 조망은 없다.
참 질긴(?) 인연이다. ㅎㅎㅎ...
주봉을 돌아 가메봉으로 길을 잡고 천천히 가는 중, 반대편에서 한 팀이 내려온다.
'어, 어... 아니... 이게 누구고...' - 울산에서 같이 산행하던 팀을 여기서 만나다니...
그들은 4500원 입장료 때문은 아니지만, 절골로 올라와 가메봉을 찍고 주봉으로 가는 중이라 한다.
길 위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내 길을 포기하고 이들을 따라서 간다.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니, 쉬는 곳에서 벌써 판을 펼치고 있다.
역시!! 찬바람 형님의 맛있는 추어탕과 김씨형의 짜파게티에, 간만에 산행의 맛을 느낀다.
아~~ 근 2년만인가? 이런 정취가 그리웠는데...
다들 주봉으로 향하고, 김씨형과 나는 후리메기로 내려와 금은광이 삼(사)거리로 향한다.
제법 서늘한 바람에 걷기 좋은 길이고 날씨이다.
아마 며칠 더 시간이 지나면 저 골짜기에도 짙은 단풍이 들게다.
용연폭포를 따라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가뭄이 심하다 하여도 그래도 아직 주왕산의 물이 그리 마르지는 않았구나 싶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어디냐며 자족하며 쉬었다 지나간다.
## 금은광이 삼(사)거리 -- 삼거리인지? 사거리인지?
원래는 사거리인데, 금은광이로 가는 길을 비법정으로 묶으면서 삼거리가 된 듯하기에.
'어디 다녀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씨 버선길 - 3 (0) | 2022.11.04 |
---|---|
외씨 버선길 - 2 (0) | 2022.11.04 |
토왕성 폭포 전망대, 신흥사 (0) | 2022.11.04 |
설악산 오색천, 낙산사 (1) | 2022.11.04 |
오대산 선재길 (1) | 2022.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