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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들

'개의 해'에 늑대를 생각하며

2018년 개의 해, 그것도 ‘황금 개’의 해.

갑자기 떠 오르는 단어는 ‘58년 개띠’ - 왜 이 명칭이 널리 유행되었는지는 모른다.

또 하나는 ‘개 같은 시절’ - 안드레아스 알트만의 자전소설.

읽으면서의 느낌? ‘정말 개 같은 어린 시절이었구나...’

개는 대부분 귀여움 이쁨이라는 요즘 만들어지는 상징보다는,

‘더러움’ ‘누추함’ ‘찌질함’같은 별로 좋지만은 않은 상징들이 먼저 연상된다.

‘늑대’를 생각한다. 지금처럼 애완 동물화 되기 전 개의 본모습이다.

‘늑대’? 아마 문득 떠오르는 상징이나 연상은 ‘개’보다 결코 낫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늑대’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것이 한때 ‘나의 상징’이 되기를 바랐었다.

로마 제국의 첫 출발이었던 로물루스, 중국 천하를 재패하였던 당 태종.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 중의 하나를 건설하였던 그들의 상징이 바로 ‘늑대’였다.

스스로를 ‘늑대의 자식’이라 일컫었으니 말이다.

아니, 도대체 늑대가 뭐길래?

그 많은 ‘상징’중에서도 하필이면 늑대일까?

첫째는 하나의 가상이다. 만약 늑대 2-3마리와 양 1-2천 마리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무조건 늑대가 이긴다.

늑대는 양들을 휘저으면서 잡아 먹을려고 하지만, 양들은 무조건 도망가기에 급급할 뿐이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아예 게임이 되지를 않는다.

늑대의 습성 중 첫번째는 역시 그 ‘전투성’이다.

둘째 사자는 자기 배를 채울 만큼만 사냥을 한다. 호랑이도 그러하다.

하지만 늑대는 자기 배를 채우고도 넘칠 만큼 사냥-학살이라 해야 하나? 그것은 너무 인간 중심적인 것 같다. -을 한다. 왜?

늑대는 자기 혼자만을 생각하지 않고, 가족과 집단을 우선시한다.

자기 배만 불릴려고 하지 않고,

너무 어리거나 너무 늙어서 사냥에 동참하지 못한 식구와 종족의 먹이까지 챙기려는 것이다.

셋째는 늑대의 울음소리이다.

늑대의 울음소리는 당연히 의사 전달의 과정이다.

특히 그 진동과 파고는 가장 멀리까지 소리를 전달하는 최고의 방법이라 한다.

늑대는 비록 자기의 위치가 파악되어 사냥을 당하는 상황이 되더라고,

가족 집단의 안위를 위하여 자기를 노출시키면서 까지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서 너무도 쉽게 한때의 주인(?)이나 동료들을 팔아버리거나 외면해 버리는

‘이x만, 안x근’등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가 안 되지만.

넷째는 자기 땅에 대한, 아니면 스스로에 대한 강한 집착(?) 자존감(?)이다.

늑대는 자기 영토를 좀처럼 옮기지 않는다. 특히 타의에 의해서는 더욱더 용납하지 않는다.

늑대는 끌려 다니지 않는다. 제 목줄에 땡겨서 피가 나고 숨을 못 쉬더라도, 발바닥에 피가 나고 몹쓸 짓을 당해도,

타의나 강제에 의해서는 자기의 영토를 벗어나지 않는다.

다섯째는 위와 비슷하지만 가족이나 집단에 대한 책임감은 무한대라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이 되더라도 자기가 맡은 범주에 대해서는 끝까지 철저하게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렇게 사냥을 하고 울어대는 것이다. 자기의 안위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또 더 무엇을 더해야 할까?

그만하자.

말이 많아지면 꼭 쓸데없는 것들이 끼게 마련이니.

많은 곡식이나 과일이 야생에서 집안으로 들여져왔다. 벼, 사과, 배, 등등.

생선들도 양식이라는 이름으로 그러하고 말이다.

그렇지만 먹거리 중에 여전히 집 밖에 머무는 것이 있다.

집안으로 들여와 키웠지만 크기나 생산량이 별로 증대되지 않는 품종이기에,

그냥 밖에 두면서 열매만을 거두는 경우이다.

특히 ‘잦’이 그러하다.

개도 역시 식용이나 경호용으로 들여와서,

지금은 나름 다양한 형태로 자기 목숨을 이어간다.

가장 위대한 숙명인 ‘종족 보존의 법칙’을 지키면서 말이다.

늑대는?

여전히 ‘주변-경계’에 존재한다. ‘안으로’ 들어오기를 거부하며 스스로를 지키면서...

멸종의 운명을 자초하면서 까지 말이다.

‘늑대가 되고싶다.’

이것이 40대 한 때의 ‘상징’이었는데

50이 지나면서는?

그냥 사람으로 살아가야지.

하지만

‘늑대 정신’만은 잊고 싶지 않다.

왜?

그냥... 그것만은...

----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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