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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들

독일, 일본 그런데 한국은?

잠시 눈을 1900년대 아프리카로 돌려 본다.
그 거대한 대륙을 책상 위에서 자로 쭉쭉 그어대면서 땅을 나누어 가지던 소위 세계열강들.
그들은 그 검은 대륙의 땅만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그 검은 인간들의 생명, 가족, 문화 그리고 나아가 인종 그 자체를 쓸어버리려 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그 '검은 역사'는 피로 쓴 역사이며, 총칼로 짓이겨진 비극의 서사시가 될 수밖에 없다.

1904년 독일의 식민 지배에 항거하여 반란을 일으킨 지금의 나미비아인 헤레로족과 나마족등.
하지만 결국에는 사막에서 포위되어 기아와 탈수로, 감옥에서 질병과 학대 등으로 죽어갔었던
수만 명 - 정확히 그 숫자도 알 수 없지만, 10만 명에 육박하리라 추정 -의 '대지의 저주받은 검은 인간들'.
이 비극은 UN에서 20세기 최초의 대량학살-거의 '인종학살(Genocide)'-로 인정될 정도였다.

그리고 100년의 세월이 넘은 지금, 독일은 그에 대해 다시금 반성에 이어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
처음에는 홀로코스트와 달리 '독일 제국'에 의해 자행된 일이라는 이유로 금전적 보상을 고려하지 않더니만,
이제는 직접적 보상은 아니지만,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방안을 고려 중이라 한다.

문득 일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도대체 일본과 독일을 구분 짓는 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게을러진 것이 분명하다.
좀 더 많은 인물들을 찾아봐야 하는데, 하지만 찾아본 인물은 모두 그러하니 크게 차이는 없을게다.
일본 자민당 출신 총리들의 가족史를 뒤져보니, 대부분이 할아버지 즉 제국주의 시절부터 관료 및 재계 거물들이다.
즉 소위 '관료 재계 명문가' 출신들이 헤게모니를 확실히 틀어 쥔 양상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직계 후손들이 지금도 여전히 정치 경제 군사등 권력의 중심부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그들이 스스로 가장 존경한다는 할아버지 아버지의 얼굴에 똥칠을 한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며칠 전 이 땅의 여당 대표라는 인물의 '개소리' 발언이 터져 나왔다.
더욱 놀라게 하고 분노가 터지게 하는 것은 그 발언이 나온 지 이틀쯤 지나니
발언자의 변명만 남아있고, TV 신문 포탈등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라는 쓰레기의 할아버지가 누군가 봤더니, '역시나'...
-- 한국의 현대사를 언급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다. 그냥 외면하고 싶다.

흔히 광복절만 되면 독일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 그리고 남한의 현실에 대해 이런저런 언급들을 하곤 한다.
-- 물론 단 하루 바로 그 날 뿐이지만, 그것도 이제는 종편에서는 공공연히 외면당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보면 답은 하나인데 뭘 저렇게 말을 빙빙 돌려서 어리버리한 결론에 이르는지 이해하기 힘든 적이 많다.
그것은 진행자나 패널이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왜 말을 못 하는가? 몰라서? - 절대 아니다.
바로 이 땅의 현실, 그 친일의 잔재들이 아직도 강력한 '빅 브라더'의 철옹성의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정치, 경제, 사법, 언론, 교육, 국방 등등의 그 모든 권력의 핵심의 심기를 거스를까 저어하여 알아서 기는
소위 이 땅의 자랑스러운 언론인의 오래된 고유의 전통이며
또 다른 '예비 새끼 쓰레기'들의 현명한 처세술(?)의 하나일 뿐이다.
                                                                                                 ---- 20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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