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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좀 진지하게 생각한 이야기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1.
아직도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것에 더 놀랍다.
하지만, 세상 일이 대부분 그렇듯이 초반이 지겹게 지나면 중반은 '그러려니...' 하면서 좀 빨리 지나가지 않는가?
학생 시절에도 매번 새 학년 첫 달 둘째 달이 힘들었지, 나머지는 또 그렇게 지나간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즐거운 시기는 금방 지나가고, 힘든 시기는 워낙 느리게 흐르는 것이 '시간'이기에
지금 이 시기는 비록 중반에 접어들더라도 과연 빨라질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양자역학에서 어차피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르는 게 아니라 하니,
하기는 어느 과학자는 '시간이란 없다'라고도 하니 약간 애매하기는 한데, 이건 그냥 넘어가자-
 
다윗은 전쟁에 나갈 군대를 파악하기 위하여 용장인 요압에게 인구 조사를 명령한다.
이게 또 예민한 여호와의 심기를 아주 거스른 모양이었다.
비록 다윗이 회개를 하였다고 하지만, 그 형벌로 졸지에 7만 명의 백성들이 역병으로 죽어간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는 과연 백성들은 늦게나마 회개한 다윗에게 감사하여야 하는가?
만약 회개하지 않았다면 '소돔과 고모라'의 꼴이 났을 텐데, 다행히 덕분에 고맙게도(?) 7만명이 역병으로 죽는 정도로 끝나게 해 줬으니?
둘째는 왜 분명 왕이 잘못한 것인데, 그 형벌은 항상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이 받아야 하는가?
이건 분명히 답할 게다.
'그들이 선택한 결과에 대해 명백하게 무한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
 
2.
나쁜 권력이나 더러운 언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한 번씩 언급되는 이가 있다.
바로 히틀러 시절 국가대중계몽선전장관을 맡았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이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측면에서는 괴벨스를 높이 평가하는데,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그는 언론 조작을 통한 대중심리전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인물인데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 그는 사건 사고나 발언등을 축약 강조 생략등을 통하여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강력히 표현하기는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히틀러가 집권하기 이전 시절의 '나치(NAZI)'의 정강 정책에서
분명하게 유대인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하였으며,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자들을 독일에서 쫓아낼 것이라 했으며,
민주주의 및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등은 보장하지 않을 것이라 명백하게 이야기하였었다.
그러기에 그는 자신 있게 당당하게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약속했던 것 들을 수행하고 있을 뿐이다." 
 
흔히 사람들은 이 땅의 현 정부에 대해서 여러 불만 섞인 이야기들이 나오곤 한다.
하지만 가만히 되새겨 보면 현 정권이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참으로 애매하다.
그는 대통령 후보 시절에 명백히 공약하거나 주장했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성실히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공약들을 보고 좋다고 난리를 부리면서 그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는가.
 
그는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후쿠시마 원전은 폭발하지 않아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고 주장하였으니,
방사능 유출이 없었으니 오염수가 문제될 게 없으며, 그러니 당연히 오염수 방류는 '정직한 일본인'이 괜찮다면 큰 문제가 없을게 아닌가?
원전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였으니,
40년 밖에 쓰지 않고 용도 폐기되기에는 너무 멀쩡하고 아까운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삼척등에 원전을 더 짓겠다던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조만간 다시 나올려나?
북한의 전쟁도발에 대비하기 위하여 한미일 군사 동맹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기이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하지 않았었나?
법정 최저시급보다 더 적은 월급으로라도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 천지에 널려 있다고 하지 않았나?
주 52시간이 아니라 , 최대 주 120시간까지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하였지 않은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을 가장 싫어한다는 것을 대 놓고 수차례 강조하지 않았는가?
또 뭐가 있는가?
어린이들을 '기초학력 진단평가'라는 명목으로 어린 시절부터 입시에 가둬놓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면 애들이 더 살기 좋은 곳으로써, 애 키우기 더 좋은 세상이 되어 출산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을까?
-- 설마, 그 정도로까지 미치지는 않았겠지...
 
전체적으로 그는 자신이 했던 공약들을 실천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3.
거짓말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을게다.
약간은 순진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약간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몇 번만 반복하면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오히려  스스로 그것이 진실인 것으로 믿게 되고 더 자연스러워지기도 한다.
진짜 어려운 것은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를 다르게 돌려서 억지 논리로 이해시키려 노력할 때이다.
 
최근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대(對) 중국 무역 적자'이다.
간단히 찾아본 기록으로 1992년 이후 지속적으로, 더구나 2000년 이후에는 항상 3위 이내를 기록하던 흑자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 단 1년 만에 최대 적자로 돌아선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당연히 너무도 쉬운 문제임이 분명한데,
억지로 돌려서 말하려니 저 구석에 처박힌 되지도 않는 논리를 끄집어내어 어렵고 애매한 표현으로 포장을 하려고 하니, 
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서로가 피곤하고 짜증이 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소위 관계자 전문가나 기레기들만이 아니라, 결국 그 폐해를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하는 시민들에게도.
 
그러기에 괴벨스가 1934년 권력을 잡은 이후에 남긴 메모는 특히 오늘날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아직 자존심이 남아있는 사람은 기자가 되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야 한다.'
여기 조금만 더 사족을 붙여야 할 게다.
정부기관에 소속된 공무원이나 관계자들은 지금 새로운 직업을 구하기는 어려울 테니,
그냥 자존심을 누그러뜨리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그런 게 남아 있기라도 하다면 말이다.
 
최근 2-30년간 중국의 눈부신 발전의 근저에는 '강력한 1黨의 전일적 지배체제'의 나름의 순기능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할 수 있다.
즉 '黨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식의 낡은 구호가 아직도 강제력을 가지는 유일한 '자본주의 국가'이다.
-아직도 중국을 사회주의가 지배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려나?-
더구나 조만간 총 GDP 1 위를 차지하는 것이 유력해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제국(帝國)이기도 하다.
그 앞에서 '우리는 중국을 싫어하고, 우리가 좋아하는 은혜로운 미국 말만 듣는다.'라고 떠들어 대는 게 과연 정상인가?
그것도 일반 시민이 아니라, 일국의 대통령 및 정부 주요 관계자가 말이다.
겁은 나는지, 뭔 말만 하고 나면 '오해는 없을 것이다.'라고 나름 뒷수습으로 허득이기는 하는데, 글쎄...
이 모든 것을 어떻게든 억지로라도 뭔가로 나름의 포장을 하려니,
관계자나 기레기들도 참 힘들기는 하겠구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동정심은 전혀 없다.
 
4.
며칠 전 토론 프로그램에서 홍준표는 몇 가지 재미있는 표현을 하였다.
현 정부는 정치 초짜이기에 그 수준에 맞춰서 이해하고, 나아가 앞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마 나름 변호 아닌 변호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본인도 많이 답답했을 것이다.
아니 그러면 '초짜 의사'가 수술하다가 황당한 사고를 냈다면 그 수준에 맞춰 이해하고 받아들이겠는가?
하지만, 하나는 분명히 맞다. 
'그런 (어리석은 초짜) 대통령을 국민들이 원하지 않았으냐'
 
이틀 전부터 백악관이 대통령실을 도청해 온 사실이 밝혀져 약간 어수선한 모양이다.
몇 개월 전 서울의 한 중식당이 '중국 비밀경찰서의 한국 거점'으로 의심된다고 하여 난리난 사건이 기억난다.
대통령실이 도청당한 것이 확인된 사건과 특별한 물적 증거도 없이 비밀 경찰서로 의심되었던 중식당 사건.
이 둘을 다루는 정부나 언론의 시각에는 너무도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가?
마치 미 CIA의 한국 대통령실 도청 사건은,
가해자는 '하기는 했다'라고 인정하는 데, 강간당한 이는 가해자의 '실수'일 뿐이고 실제로 당하지는 않았다 하고.
또다시 통 큰 결단으로 피해자는 가해자를 이해하고 '협의'를 할 것이며,
강간당한 일을 너무 떠벌리면 가해자가 힘들어하고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중해 주기 바란다?
뭔~ 개소리인지...
'이것도 초짜 대통령이기에 이해해야 하나?'
 
그런데 잠시만, 그 중식당은 어떻게 되었는가?
'비밀경찰서'로 의심되는 정황에 대한 추가적인 정밀한 경찰이나 정부에서의 조사 등이 있었는가?
잠시 찾아보니, 아~ 올해 1월부터 송파구에서 명동으로 옮겨 재개업을 했구나.
뭐 그렇게 겁과 경고를 줬으니 이제 더 이상 비밀경찰 활동은 안 한다고 했는가?
그건 당연히 말이 안될테고,
그럼 도대체 '비밀 경찰서'가 맞기는 한 건가? 아니면 그냥 중식당인데 쓸데없는 난리만 친 건가?
그것도 정부, 국정원, 언론, 경찰등이 다 동원되어서?
 
5.
아직은 충분히 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 50년을 훌쩍 넘은 삶 속에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면
몇 번의 실수와 실패 속에 공통적으로 내 밭은 말이 하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마 그럴 줄은 몰랐다.'
그렇다. 몰랐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덧붙인다면, 좀 더 쉬운 길을 가려고 하였기에 더 고생을 하였던 적이 많았었고.
어쩌면 역사나 정치도 그러한 고갯길들을 넘어 넘어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몰랐었다?
그것도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또 하나의 業報가 아닌가 싶다.
 
다윗이 세 가지 벌 중에 3개월 왕권을 잃는 것을 택했었다면 7만의 백성은 살아남았을 텐데,
권력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사람이란 항상 자기가 최선을 다하고 잘하고 있는 줄 알고, 자기가 없으면 안되는 줄 안다.
특히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더욱더 말이다.
쉽게 아무나 올라갈 수 없는 그 어려운 길을 치열하게 싸워 이겨나간 그들이기에
그만큼 더욱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으로 가득 차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유일한 길은 백성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