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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좀 진지하게 생각한 이야기

Manifest Destiny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역사란 객관적으로 복잡하게 산재해 있는 다양한 사실들 속에역사가의 입맛에 맞는 핵심적이라 여겨지는 사실들의 나름의 '배치'와 '해석'을 통해제대로 된 하나의 '서사(Epic)'를 만들어 내어 것은 아닌가 여겨진다.여기에서 실질적으로 별 가치가 없는 '진실'이라는 허상에 대해서 왈가불가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누구의 시선으로 보아도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느꼈던 사실들.바로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행하였던 그 잔인한 학살과 만행들.잉카와 아즈텍 제국에서만이 아니라 그 드 넓은 북미 지역의 인디언에 대하여 벌어졌던 그 가혹함과 잔인함은개인적으로 기록을 따라가며 읽어 나가기가 너무 힘겹게 느껴져 중간에 그만둔 적이 몇 번 있을 정도이다.개인적으로 과연 여기에.. 더보기
게르니카와 광주가 이렇게 만나는구나 흔히 20세기 전쟁사에서 인류에게 가장 깊은 상처를 준 전쟁으로 사람들은 스페인 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언급하곤 한다. 베트남 전쟁은 우리나라가 직접 참전하기도 하면서 영화 등등을 통해 너무도 많이 언급되어 익숙하지만, 거기에 비하면 스페인 전쟁은 너무도 먼 나라의 일처럼 우리에게는 낯설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러기에 스페인 전쟁은 우리에게 그 역사로서 구체화되어 인식되기보다는, 위대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한 장으로 더욱 깊이 새겨지지 않는가 싶다. 바로 한 마을에서 군부 세력과 나치의 폭격에 의해 자행된 무자비한 학살을 주제로 한 '게르니카'. 그리고 1937년의 그 게르니카의 비극은 수십 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두고, 스페인 북쪽 끝에서 대륙을 가로지르는 수 천 킬로미터의 지리적 간극을 가지며, .. 더보기
'고통'과 '공감' 1. 세상이 점점 더 혼탁해지고 어려워지는 것은 개인의 가슴속에 깊이 박혀있는 좌절 분노 억울함 원한 등의 미아스마(독기)가 미처 해소되지 못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 더 쌓이고 쌓이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지금만이 아니라 수 천년 전의 미아스마들도 비록 사람은 죽어서도 그 지독한 기운만은 여전히 씻겨 나가지 못하고 떠다니니 이 세상이 어찌 뿌옇고 칙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갑자기 무슨 귀신 같은 쓸데없는 소리인가? "아프냐? 나도 아프다." 20여 년 전 한때 전국을 들썩였던 유명한 드라마의 대사 한 마디이다.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 장면만은 어찌나 유명하였든지 몇 번 보게 되면서 익숙해져 있다. 사람들은 왜 이 대사에 그리 감동을 하면서 열광을 하는 걸까? 그것은 지금 내가 겪고.. 더보기
늙은 개는 누구도 반기지 않는다. 1. 김해 엄마한테 갔다가 포항을 들러 친구들을 만났다. '화양연화'라는 중식당에 예약을 했다고 하여 들어가 보니 제법 깨끗한 식당이 마음에 들었다. 술과 안주를 시키고 자연스레 첫 대화 주제는 영화 '화양연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그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은 두 가지이다. 첫째, 인간관계의 비뚤어짐은 대부분 잘못된 상상력에서 기인하게 된다. 즉, 바람을 피우지 않은 마누라와 남편들에 대한 오해로부터 그들의 애매한 관계는 시작하게 되니 말이다. 둘째는 사람은 결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일 뿐이다. 어찌 보면 마누라와 남편의 외도라는 의심은 그들의 불륜(?)을 합리화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핑계는 아니었을까? 뭐 대충 읽어보다 별 쓸데없는 소.. 더보기
戰士가 된 라오콘 1.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소설의 성공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영원한 제국'의 저자 이인화의 첫 데뷔작이다. 아마 '이인화'라고 하면 낯설지 모르지만 '류철균'이라 하면 조금 낯이 익으려나? 하지만 지금 30년 전에 읽었던 소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기관없는 신체(Corps sans Organ)'라는 개념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이 소설 제목이 떠오르곤 하였다. 즉 '나(我)'라는 존재 안에 '강렬도=0'로 무수하게 혼효되어 존재하는 '나(我)들' 지금 그것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여 부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자극에 의해 욕망의 흐름이 표출될 때 기존의 흐름에서 벗어나 탈주선 (linge de fuite)을 만들어 튀어나와 새로운 지평을 .. 더보기
카르타고, 독일과 일본 1. 고대 로마의 역사에서 최대의 위기는 역시 한니발의 침략에 의한 2차 포에니 전쟁일 게다. 근 16년 동안 로마 전역이 철저하게 유린당한 그때의 그 치욕과 고통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어찌 보면 3차 포에니 전쟁은 로마에 의해 의도적으로 강제된 느낌이 없지도 않다. 하지만 어떻게 점령한 도시 전체를 불사르고 모든 주민을 학살하거나 이주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그 땅에 소금을 뿌리는 만행(?)까지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이건 마치 그 땅을 지도에서 지우지는 못하지만, 다시는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만들고 싶은 의도였을 게다. 이후 세월이 흘러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가진 항구 도시로서 카르타고는 다시 건설되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바로 로마에 의해서 말이다. 이후 반달 왕국 시절에는 로마.. 더보기
'UB통신'과 'Bull Shit(개소리)' 1. 며칠 전 딸과 이야기를 나누다 'UB통신'이라는 단어를 아느냐 물어보니 잠시 머뭇거리더니 처음 들어 본다고 하였다. 당연할 게다. 그래서 잠시 '유언비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그냥 넘어갔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또 하나의 문장 - '신문의 행간(行間)을 잘 읽어야 한다.' 만약 이 문장까지 대화에 끼어 넣었다면, 아마 딸은 소파에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그냥 방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재미있게 TV 보는데, 갑자기 아빠가 '뭔 귀신 씻나락 까먹는 듯한 소리'를 한다면서 말이다. 물론 오늘에도 '행간을 읽어야 한다'는 의미는 독서법에서 나름 의미를 가지고 다루어진다. 하지만 1980년 대과 2020년대의 시간적 간극만큼 그 의미도 분명한 차이를 가진다 할 수 있다. 2020년대에서는 작.. 더보기
대중이 이해하고 움직인 적이 있는가? 위 사진은 1095년경 교황 우르바누스 2세가 프랑스 클레르몽 대성당 앞에서 대중에게 설교하는 장면이다. 이때는 11월 말의 추운 날씨로 청중은 300-400명에 불과하여 예상치 기대에는 훨씬 못 미쳤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투르와 루앙에서 주교회의를 열어 비슷한 내용을 호소하였다. 그리하여 결국 실행된 것이 최악의 가짜 뉴스에 근거한 최고의 사기극이라 일컫어지는, 1095년 이후 1400년대까지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대량 학살극이자 약탈전인 십자군 전쟁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교황은 십자가를 들고 추운 겨울날 열심히 뭔가를 외치고는 있는데, 복장이 그래서 그런지 제법 나이가 들어 보이는데, 그 흔한 마이크나 확성기도 없다.-아, 1095년이구나.- 그 고귀하신 교황을 직접 얼굴을 대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