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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쓸데없는 이야기

진짜로 미국은 무기가 부족해서 인가?

대통령실 도청 사건 이후 미국에 대한 무기 지원이 제법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는 모양이다.
물론 주목적은 우크라이나 지원이지만, 미국이 원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우리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준 고마운 나라에 드디어 미약하게나마 보답을 할 수 있게 되었기에,
무릇 감개가 무량한 이들도 제법 있을게다. 
뭐 지금은 겨우 155mm 포탄 33만 발에 불과해 보이지만, 이게 어디인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더 필요한 게 생길 테고, 당연히 우리는 부탁만 하면 다 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물자만이 아니다, 군인이 필요하다면 직장을 못 구해 헤매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취업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게고,
더구나 그들이 죽고 못 사는 영어를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느 누가 반대를 하는가? 빨갱이들 빼고는 모두가 두 손들어 찬성할 게다. 
뭐든지, 원하시는 데로...
 
그러나 어느덧 습관이 되었기에 작은 의문 하나를 띄워본다.
'과연 진짜로 미국은 포탄이 부족한가? NATO 무기는 벌써 다 바닥인가?'
수 십 년 전 두 차례에 걸쳐 세계대전을 치른 나라인데,
베트남에서는 10여 년의 무자비한 전쟁을 치른 나라인데-베트남을 석기시대로 돌려버리려고 할 만큼-,
아니 중동, 아시아, 남미 등등 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는 전쟁을 치러왔던 나라인데
이제 겨우 1년 정도의 무기 지원으로 벌써 바닥을 드러낸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의 자료를 대충 보니 현재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의 최대 장애 요인은
첫째가 '현대 첨단 대형 무기에 대한 충분한 교육 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제대로 운영하지도 못하고 패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기에 시간이 제법 걸리더라도 교육이 우선이라고 한다.
그래서 100명 정도의 우크라이나 장병들이 미국에 가서 지금 열심히 교육 및 훈련을 받고 있다고 한다.- 전쟁 중에 뭔 소리인지???-
둘째는 각국의 무기 장비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포탄등의 상호 호환이 안 되는 모양새라 한다.
그래서 표준화가 먼저 이루어진 이후에 무기 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한다.-이건 또 뭔 소리???-
어딘지 나름 이유는 그럴듯해 보이기도 하지만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어찌 보면 무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각국에서 이런저런 핑계만 대면서 정작 무기는 내놓지 않으려는 모양새?
그래서 답답하고 애달픈 미국이 이리저리 무기를 구해서 지원하는 양상?
 
아니 그런데 우리나라 포탄은 어찌 가능한가?
우리나라가 보유한 무기는 쉽게 말해 1970년대 미군이 유통기한이 지나 처분 안된 것들을 그냥 버리기는 거시기하니, 무기 지원 형태로 남한에 준 것들이라 한다. 
그러기에 이번에 미군이 다시 가져가서 사용하고, 이후에 채워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참으로 웃기면서도 무서운 것이 이 땅의 국방비 내역이다.
2015년 이후 전 세계에서 국방비 지출 순위는 10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실제 군대에서 사용하는 무기는 미군이 유통 기한 초과로 폐기 처분한 것들을 보유하고 있으니, 이건 또 뭔 꼬락서니인지...
아~2002년 내 군대 시절 병사들이 훈련용으로 쓰던 박격포가 6.25 때 쓰고 베트남전 때 쓰던 것이라 했으니,
원전도 사용기한 연장으로 재활용하려는 이 땅에서, 오히려 칭찬해야 하는 것인가?
 
의문은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왜 NATO는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주저하는 것인가?
전쟁 초반에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만이 아니라 다양한 경제적 제재조치로 강력하게 나오는가 싶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형식적인 위협만을 언급할 뿐이고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이 주춤거리는 양상으로 느껴지니 말이다.
오히려 이 시기에 전개된 '중국-프랑스 정상외교'는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의미의 외교로 느껴지기도 한다.
즉, 예전의 '미국-소련 중심의 냉전 외교'와 최근까지의 'only 미국 결정론의 외교'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 경제적 힘의 균형에 따른 '미국-중국의 자본 중심의 외교'로의 전환의 시작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진짜 미국은 무기가 부족한 것인가?
오히려 미국에 부족한 것은 그들이 적극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정당성이고,
더불어 예전처럼 그들의 의지를 강력히 지지해 줄 동맹국들의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참여가 아닌가 싶다.
마치 또 한 번의 '베트남 전쟁'처럼 말이다.
그러기에 그런 요구에 광분하며 호응해 줄 최고의 호구(虎口)로서 남한만큼 만만한 대상도 없을게다.
대통령실을 도청해도 아무 말도 못 하고 희희덕 거리는 이들이니, 뭔 부탁이나 명령에도 고분고분하지 않겠는가.
아직도 '반공(反共) 친미(親美)'의 낡고 썩은 도그마에 집착 광분하는 늙은 꼴통들의 머릿속에 다른 뭣이 자리하겠는가?
 
중국의 '불바다'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진정한 전쟁은 총이나 포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강력한 경제적 제재로 이루어진다.
30년을 이어온 '무역 흑자국'이 정권 교체 1년이 되지 않아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되어 버리고
올해나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져만 가는 이것이 바로 '불바다'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럼 중국이 무식하고 유치하게 탱크나 미사일을 앞세우고 내려오겠다고 해석하였는가? 
 
영원한 '미국 바라기'나 '일본 바라기'만을 유일한 외교적 생존 과제로 여기는 이들에게 더 이상 무슨 기대를 하겠냐 마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해서 이렇게 무식하게 함부로 대적(對敵)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무슨 배짱인지?
그러고 보니 이란과는 어찌 되어 가는지? - 언론에서 조용하면 우리는 모를 수밖에 없다.
이러다 어느 날 한 방에 된 통을 당하게 되지는 않을까 저어 될 뿐이다.
하지만 그 피눈물은 이 땅의 수많은 착한(?) 백성들이 대신 흘려줄 테니 그들은 그 무엇이 두렵겠는가 마는...
 
얼마 전 3.1절 기념사에서 문제가 되었던 연설문의 일부이다.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사실, 2023년 4월 19일 로이터 통신과의 대담, 일본과 미국 방문등의 일련의 흐름을 보면서
윗글이 새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자기가 뭔 소리를 떠들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 더 심각하지만 말이다.
 
역사에서 배운다?
인간은 과거의 실패를 씹어 먹으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동물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