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세돌과의 대국(對局)으로 세계적 관심을 끌었던 AI
하지만 2023년 2월에는 미국 아마추어 바둑 랭킹 2위가 15전 14승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AI를 이김으로써
AI에 대한 새로운 반성과 평가들이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아마추어 역시 다른 AI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니, 약간 씁쓸하기는 하다.
그러나 향후 AI를 이용한 기술이 세계를 지배해 나가리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과연 AI가 여타 사피엔스가 발전시킨 기술들의 한 페이지로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도대체 AI는 어디까지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알파고는 그래도 기존의 데이터를 입력한 결과물이었기에 조금은 이해가 되었는데,
그 이후로는 '스스로 학습하는 AI'라는 말에 어리둥절 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그 수준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인간과 컴퓨터(또는 AI), 또는컴퓨터(또는 AI) 간의 대화(communication)하는 단계를 넘어섰으며
이제는 아마 그들만의 네트워크(조직 - organization)를 구축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2.
조직(organization)을 구축한다는 개념이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고 여기는 이유는
드디어 AI가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의 세계만이 아니라,
2차적으로 이어지는 가상 허구의 세계, 즉 관념의 세계를 만들어 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문학이나 음악 미술 작품등을 베끼고 창조한다는 미세한(?) 범주를 뛰어넘어,
인간으로 치자면 씨족이나 종족 집단을 만들어 가는 것이며, 나아가 더 거대 조직을 구축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뭐? AI 가 조직을 만든다고? 그렇다면 그게 씨족이나 종족이 되겠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지, 아예 나라를 하나 세운다고 하여라.'라며 비웃는 이도 있을 것이다.
1000만 년 전 아니 700만 년 전 아니 '아르디'로 확인된 440만 년 전 최초의 인류가 지구를 돌아다닐 때,
그들의 후손들이 오늘날 이렇게 발달된 전지구적인 조직을 문명을 이루게 될지,
이렇게나 심하게 지구를 황폐화시킬지 감히 상상이나 하였을까?
약 70년 전에 겨우 시작되었다는 AI가
실제로는 최근 1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렇게나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는데,
향후 10년이나 100년이 지났을 때는 과연 어떠한 모습이 되어 있을지,
지금 그 누가 감히 상상을 하거나 단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3.
수 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절멸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으로 '언어의 힘'을 언급하곤 한다.
그러기에 누군가는 '뒷담화(backbiting)'라고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곤 한다.
즉 보다 발전된 자유로운 '언어'의 사용은 자연히 나름의 완성된 '서사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고,
그 구조속에서 더욱 강력한 '조직화'를 이루고 나아가 힘을 키워 나가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될 터이다.
더구나 결정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는 스스로가 생각하듯이 결코 그렇게 자비로운 존재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나보다 약하다고 인정되는 순간, 틈만 나면 가차 없이 섬멸해 버리는 잔인한 종족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잔인한 'Genocide'에 대한 욕망(아니면 본능?)의 밑바탕에 깔린 강력한 힘은,
바로 거짓말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창안하고, 퍼뜨려 믿게 만들고,
나아가 그것이 진실인양 실질적인 '힘'-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神)-이 되게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힘을 조직화하여 '씨족-부족-국가'라는, 그리고 이제는 '지구'라는 틀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침팬지나 고릴라등의 유인원 집단이 거짓말을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 아직까지는 말이 통하지는 않으니...-
하지만 몇몇 실험을 통해 그들이 서로 상대방을 속일 수 있다는 것은 인정된다.
- 아직 유치한 단계라 여겨지기에 간혹 무시할지도 모르지만, 유인원에게 어느 정도를 요구하겠는가.-
하지만 기원전 1000만 년 전에 분화 발전되어 온 사피엔스는 분명 그들보다는 훨씬 뛰어난 '거짓말' 능력을 가지고 있다.
4.
이제 그 인간이 만들고 발전시키고 있는 AI
그들은 무엇을 모델로 배우면서 진화(?) 발전해 나가겠는가?
인간이란 보고 배운 대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여긴다.
그러기에 배운 것이라고 우상과 거짓말을 통하여 조직을 만들고 확대 재생산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이나 동물이나 식물등 타 종족을 전멸시키고, 나아가 타 인종을 전멸시키려는
그런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배운 AI가 어찌 한없이 애타적 도덕적이며 진실될 것이라 믿는단 말인가.
어느 날 유튜브에서 뉴스를 듣는데, 기사를 읽어주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여겨져 드래그를 내려보니
'앵커: AI'라고 되어 있었다.
찾아보니 벌써 이전부터 그러하였다고 하며, 나아가 세계 유력지의 기사도 대부분이 AI가 작성하였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AI가 만들어주는 기사가 당연히 모두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기에 이제는 AI가 너무도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거짓된 서사구조를 만들어내고,
인간은 너무도 자연스레 그것을 진실로 믿고 받아 들이는 그 시간.
비로소 AI가 일차적으로 완성되고 동시에 인류 및 AI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시기가 아닐까 여겨진다.
5.
이제 쓸데없는 상상 하나를 해본다.
나름 바쁘게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먹고살기 위해 이리저리 치이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저 넓은 세상에 대한 보다 많은 소식과 정보를 접하는 것은
이제 갈수록 더욱 다양해지는 미디어 매체에 점점 더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양한 편향적 요인들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내용에만 더욱 매몰된 가능성 역시 짙어져 간다.
그러다 어느 날 너무도 마음에 드는 패널을 만나게 된다.
역사, 오늘의 현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다양한 비전들을 설명하는데,
너무도 박식하면서도 도덕적 양심적 가치관등에서 너무도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그렇다고 하여 치열한 오늘날의 삶의 현장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으려는 그 진지함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그래, 저런 사람이 우리의 지도자가 되어야 해."
점점 TV나 인터넷-내 상상력의 한계임- 등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그를 보고 그의 말을 듣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될 정도이다.
당연히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향해 열광적인 환호를 보낸다.
그리고 곧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AI들의 맹활약으로 이제 우리들이 투표를 위해 귀찮게 이리저리 다니거나 쓸데없이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수많은 군중이 몰리는 집단 유세도 이제 먼 옛날의 전설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되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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