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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쓸데없는 이야기

'나는 졌다'

으슥하고 구석진 곳에서 자그마한 목소리로,  

아니 고개를 들고 좀더 큰 목소리로 선언을 한다. "나는 졌다!!"

 

잠깐만 눈을 돌렸다 하면 새롭게 튀어 나오고 개발되어 우리들을 유혹하는,

이제 그 경쟁자를 인간 자체로 설정할만큼 성큼성큼 발전해 버린 콤퓨터등의 현대 기기에 대해서 "졌다."

이제 더 이상 뭔가를 배울려고 하지 않겠다.

그냥 기존의 '얕은' 지식으로 꾸역꾸역 -아날로그를 병행하며- 버텨 나갈려고 한다. 

 

노동자라 하기에는 뭐하고 그렇다고 자본가는 더더욱 아닌 약간 애매한 위치에 있는 지금,

뭔가를 가지기 위해 더 나아가기는 겁이 나고 뒤로 물러서기에는 갈데가 없는 현 처지에 대해서 그냥 "졌다."

이대로 있겠다. 패배자라 하여 꼭 물러서거나 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패자가 있어야 승자가 더 빛이 나는 법이기도 하니 말이다.

'대단한 승자들이여, 그대들에게 은총이 가득하기를...'

 

자식에게도 이야기 한다.

제 딴에는 열심히 공부를 한다고 하는데도 성적은 별로 오르지 않고,

사람들은 그 성적으로는 향후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 받으며 살기 힘들다며 협박을 해대는 상황에서,

'걱정마라. 니가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것은 절대 니 잘못이 아니다. 세상이 미친 것이다.'

무한정의 경쟁으로 치닫기만 하는 이 사회에 대해서 등을 돌려 버리라고 말이다.

그래, 그것도 하나의 "졌다."의 선언이 될 수도 있다.

작은 것을 얻으려다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여기기에....

 

또 뭐가 있겠나?

우리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졌다."를 선언해 버린다.

이제 가련하고 초라한 '패자'에게 더 이상 어떠한 기대도 희망도 가지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패자'가 뭘 하더라도 태클을 걸지 말기를. '패자'니깐...

그리고, 그렇게 나름 힘들게 나름 속 편하게(?) 살아가련다. 

 

누가 알겠는가?

누가 장담하겠는가?

패자가 꼭 비참하기만 한 것은 아닐 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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