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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쓸데없는 이야기

돌아가기 싫어!!

나는 나이 들기를 원했었다.

지금이 그리 평안하지는 않기에 나이가 들면 좀 나아지려나? 라는 기대를 가지고서.

누군가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 다시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러면서 동의를 구하듯이 "너도 그렇지 않냐?"

나는 단호하게 말한다. "아니, 난 돌아가기 싫어."

 

다시 돌아 간다? 어디로? 중학교 시절? 고등학교 시절? 대학 시절?

내가 돌아가기 싫은 이유는 두가지이다.

첫째, 다시 돌아간다 한들 더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없다.

둘째, 돌아가면 그 개고생을 다시 해야 하지 않나? 어차피 고통을 되풀이 할 뿐이 아니겠나?

"그래도 더 나아지지 않겠냐?"

"얼마만큼? 그리고 그것을 누가 장담해 주는데?"

 

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산을 가고, 음악을 듣고, 책을 보고, 식구들과 지내고... 그래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과연 우리에게 시간이 없었었나?

쓸데없이 허망하게 보낸 시간들은 차고 넘쳐 주체할 수 없었다.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한 적은 없었다.

단지 내 욕망이 내 간절함이 부족하였고, 싸워 이겨나갈 내 전투력이 부족하였을 뿐이지 않았나?

 

아~ 가진 것이 너무 없다?

뭔가를 새로이 시작하려 하여도 자본이 인력이 시장 상황등이 너무 부족하고 열악하다.

새로이 시작하는데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이는 없다.

모두가 부족한 자본과 부족한 인력과 최악의 상황에서 출발하여 싸워 나가는 것일게다.

나만 부족한 게 아니다. 

아마 물어보는 모든 이들이 답할 것이다."그때는 너무 없이 시작해서..."

부모에게 충분히 물려 받고서 출발한 이들은 다 잘되지 않았겠는가?

아마 그들도 잘되면 자기 능력이고 못되면 물려 받은 게 없어서 그렇다고 할게다.

 

그래도 돌아가서 다시 시작 한다면 지금보다는 나을텐데?

과연 그럴까?

그래도 안되면? 또 다시 돌아가서?

그래도 안되면 또 다시 돌아가서?

아서라 아서라 나는 뜯어 말리고 싶다.

 

이번 生은 이번 한번으로, 

이번 생에 이번 같은 부모에게 태어나 자라고, 이번 같은 친구들을 만나고, 이번 같은 여자를 만나고

이번 같은 애를 낳아서, 대충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으니,

나는 내 수준에 그냥 딱 적당한 이 삶에 만족하고 살아가련다.

 

어느 누구는 다 만족하겠는가?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지.

다시? 그건 또 하나의 새로운 고통일 뿐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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