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영화가 있나 싶어 넷플릭스를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한 낯익은 제목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10년 전 쯤 '백년동안의 고독'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나서,
가브리엘 마르케스라는 이름에 혹해서 구입하여 읽은 책이다.
그때는 별 다른 감흥을 느낀 것 같지는 않다.
책장에 꽂힌 채 다시 읽을 생각을 별로 하지 않은 것을 보니 말이다.
영화로 나왔기에 보고 나니, 다시 책으로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내용이었나? 거의 기억에 없다. 솔직히...-
찾아보니 150페이지 정도 되는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영화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확실히 예전보다는 전체적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역시 감흥은 그리 특이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 우연히 옮긴이의 글을 읽는데, 마지막에 보니
이 작품 발간 당시 라틴 아메리카 서점가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당시 부동의 1위였던 '다빈치 코드'를 단숨에 밀어내고 반년 넘게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말이다.
과연 이 책이 '다빈치 코드'를 밀어내고 반 년 이상 1위를 차지할 정도였는가?
당시 콜롬비아에서는 이 작품에 쓰인 고어(古語)나 토착 언어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였다고도 한다.
하지만 번역으로 내가 접한 문장에는 그런 흔적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게다.
10년 전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 그때는 그냥 그렇게 모르고 넘어갔는가 보다.
하지만 오늘 다시 나름 찬찬히 읽고서 문득 드는 느낌.
'난 도대체 뭘 읽은거지?'
- 좋게 해석해서 번역 문학의 한계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밖에 없는가 보다.
더 솔직히 표현하면 나의 문학적 감수성이나 이해력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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