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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다녀온 이야기

'Via Alpina'를 정리하면서... 지난 8월 26일 오후 출발하여 9월 9일까지 12박 15일의 'Via Alpina Green Trail - Altdorf에서 Kandersteg'의 여정. 우리에게 익숙한 TMB, 돌로미티나 유럽 3대 미봉등 과는 달리, 아직 이 길이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유럽인들에게는 제법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Grindelwald와 Lauterbrunen을 지나는 이 코스는 그들의 표현대로 'Via Alpina의 심장'이라 칭할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자랑하기에 더욱 기대감을 올린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일본이나 유럽 등의 '해외 트레킹'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기존의 여행사를 통한 단체 트레킹이거나, 중장기간 .. 더보기
'Via Alpina - 10' - Berghaus Bundalp에서 Kandersteg까지 지금 다시 사진으로만 봐도 저 전경들이 현실처럼 여겨지지 않는데, 현장에서는 어떠했을까? 그저 저 아름다움에 감탄만 나올 뿐이었다. - 단 출발하기 전까지만... 다시 아침이 밝아온다. 오늘은 계획된 트레킹의 마지막 날이다. 현재가 1600m 정도인데, 오늘은 via alpina green trail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2778m의 Hohtürli Pass를 지나야 한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그 위 2810m에 위치한 Blüemlisalphütte에 올라 만년설 빙하까지 둘러본다고 한다. 그리고 Kandersteg까지 하산하면 'lonely via alpina trekking'의 나름의 '대미(大尾)'를 장식하게 되는 것이다. 자~~~ 이렇게 날도 죽여주는 데, 출발하자!! 어느 정도 올라와 돌아보니 전.. 더보기
'Via Alpina - 9' - Rotstockhütte에서 Berghaus Bundalp까지 다시 아침이 밝아온다. 이제는 지나온 날보다는 남은 날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제까지 별 탈 없이 진행된 것에 감사하면서도, 동시에 이제 이틀 밖에 남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오늘은 출발 후 바로 오르막 길로 들어가 600m 정도의 고도를 올려 2612m의 'Sefinenfurgge 고개'를 지나야 한다. 날씨와 경치는 여전히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좋다.아침을 먹고 나와보니, '내가 너무 늦었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소들은 벌써 저 멀리 고개를 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참 부지런하다. 아니 누가 '게으른 소'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는가? 비록 움직임이 느리고 더디게 보이지만, 언제나 부지런히 움직이는 동물인데 말이다.밑의 사진은 같은 장면이 두 번 찍힌 게 아니다. 중간에서 약간 밑으로 조그맣게 .. 더보기
'Via Alpina - 8' - Lauterbrunen에서 Rotstockhütte까지 오늘도 눈을 뜨고 출발을 준비한다. 여기는 아침을 준다는 이야기가 없기에, 물어보기도 어렵고, 그냥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출발한다. 하지만, 좁은 공간이라 그런지 혹시라도 라면 냄새가 남을까 싶어 일단 문을 다 열어 놓고 나왔다. 오늘은 800m 정도의 고도에서 2000m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남은 두 구간이 고도가 2600, 2800m에 이르기에, 안전과 여유를 고려하여 3일에 걸쳐서 움직일 예정이다. 며칠 전까지 'via alpina' 홈페이지에는 '폭설로 인하여 우회로 사용'에 대한 권고가 떴었으나, 지금은 그에 대하여 별 다른 언급이 없다. 아마 눈비가 그치고 며칠간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눈이 녹았나 보다. 당연히 저 멀리 보이는 만년설은 녹으면 안되고.알프스에서는 너무도 흔한 그.. 더보기
'Via Alpina - 7' - Berghaus Alpiglen에서 Lauterbrunen까지 역시 시골은 한국이나 스위스나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기가 마찬가지이다. 창 밖으로 들려오는 Cowbell 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니 벌써 소들은 일상을 시작하고, 산책 삼아 주위를 돌아보려 나오니 농부는 착유기로 부지런히 젖을 짜고 있다. 가까이 쳐다보니 소들도 이쁜 구석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원래 이번 트레킹의 초안에서는 이곳 Grindelwald에서 하루 정도 온전히 쉬는 날을 두려고 하였었다. 하지만 혼자서 낯선 곳에서 하루를 보내기는 너무 거시기 하여 거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하였다. 즉 오늘도 고도 450m 정도만 올려 Kleine Scheidegg에 도착하면 나머지는 내리막 길로만 이어진다. 그러니 가능한 천천히 주변을 즐기며 진행을 한다.많은 이들이 아침부터 케이블 카와 산악 열차를 .. 더보기
'Via Alpina - 6' - Grosse Scheidegg에서 Berghaus Alpiglen까지 이제 어느덧 'lonely Via Alpina trekking'도 예정의 절반을 넘기고 있다. 다행히 별 사건 사고 없이 일정에 맞춰 움직여 왔기에 그런지 그리 힘들지는 않다. 어쩌면 건강 문제로 너무 조심스럽게 일정을 짜면서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약간 건방진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고, 약간의 여유로움이 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막상 시간에 쫓기거나 거리에 밀리기 시작하면 예약된 숙소 문제등 전체 일정이 흔들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번은 4년 전 Biwak으로 진행한 Haute Route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하지 않겠나. 아침에 일어나 대충 준비를 마치고 식사를 기다리는 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창문을 열어보니 목동들이 소떼를 끌.. 더보기
'Via Alpina - 5' - Meiringen에서 Grosse Scheidegg까지 아침을 먹고 숙소에서 나와 다시 길 위에 오른다. 다시 셜록 홈즈 박물관을 지나면서 길을 이어 나간다. 소설 속의 장면이지만 바람에 흩날려 간 모자까지 디테일하게 묘사한 조각상이 새삼 대단하게 여겨진다. 인구는 5000이 채 되지 않은 자그마한 마을이지만 구석구석은 매우 깨끗하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듯 보인다. 한 마디로 살기 좋아 보이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오르막길로 접어들었다. 오늘도 600m 정도에서 1962m까지 치고 올라가야 하기에 그리 만만한 길은 아니다. 처음으로 내 그림자가 보인다. -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햇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더불어 저 넓고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셜록 홈즈와 연관된 그 유명한 Reichenbach Falls(라이헨바흐 폭포)이다... 더보기
'Via Alpina - 4' - Tannalp에서 Meiringen까지 어제 오후 늦게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하였다. 고도 1900m 정도 되니 저녁을 먹고 나서는 TV나 다른 문명기기가 없는 방에서 혼자 별로 할 일은 없고, 간단히 빨래를 하고 그냥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니 당연히 일찍 깨어날 수 밖에 없다. 여명을 따라 군데군데 맑은 하늘이 보이는 듯도 하여 새삼 오늘의 일정에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밝은 해가 뜬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지난 3일간의 우중(雨中) 설중(雪中) 산행에 비하면 감지덕지할 정도이지 않겠는가. 아침을 단단히 챙겨 먹고, 점심까지 가방에 챙기고 기대를 가지고서 또 하루를 시작한다. 숙소를 나서는 순간, '우와 ~ 이래서 알프스 알프스 하는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이 때는 미처 오후의 고난을 예상하지 못했으니... 그래도 일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