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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다녀온 이야기

'Via Alpina - 3' - Engelberg에서 Tannalp까지 오늘 걸어야 할 길은 그리 길지는 않다. 약 15km 내외? 하지만 초반에 고도를 1000m 이상 올려야 하기에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물론 케이블을 타는 방법이 있기는 한데, 벌써?? - 그건 아니지... 드디어 빨래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여름이라 라디에이터에서 열기는 거의 없고, 계속 이어지는 비에 빨래는 안 마르고... 이것저것 다 신경 쓰면 머리만 아플 뿐이다. 대충대충... 약간은 빈약해 보이기는 하지만 나 같은 여행객을 위한 적당한 방이라 여겨진다. 밖을 내다보니 벌써 저 위에는 본격적으로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땅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오늘 또 하루를 나름 힘차게 출발해 보려고 한다. 알프스 구석구석의 작은 소품들이 이색적이고 재미있다. 이 땅과 마찬 가지로 대부분이 종교적.. 더보기
'Via Alpina - 2' - Alp Grat에서 Engelberg까지 어제 일찍 잠들어서 그런지 새벽에 눈이 떠졌다. 혼자 있는 도미토리였기에 너무 어둡고 불을 켜기도 애매하여 가져간 렌턴을 이용하여 화장실을 다녀오고 다시 잠이 든다. 밤새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다. 앞으로의 산행이 걱정도 되지만 그럭저럭 제대로 잠을 잔 듯하여 몸은 나름 개운하였다. 비록 혼자이지만 성대한 아침에 그저 고마울 뿐이다. 잼이나 치즈등 대부분을 집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 한다. 다시 짐을 챙겨 길을 떠난다. 오늘은 해발 2292m의 Surenen Pass를 지나 Engelberg로 들어가야 한다. 전체 여정은 20여 km이지만, 약 2시간 못 미쳐 고도를 500m 정도만 올리면 나머지는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예상 못한 비, 더구나 더욱 예상 못했던 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산길.. 더보기
'Via Alpina - 1' - Altdorf에서 Alp Grat까지 마침내 딸과 떨어져 'Altdorf Bahnhof(역)'에 혼자 발을 디디는 순간, 어떤 감흥 같은 것을 느낄 새가 없었다. 제법 굵은 빗줄기가 얇은 윗옷 위로 떨어지고 있다. 재빨리 출구를 찾아 역을 나와 역사의 처마밑에서 무거운 가방을 뒤적여 잠바를 꺼내어 입었다. - 실수였다, 처음부터 저 밑에 박혀있는 우의를 꺼냈어야 하는데...- 도착 첫날이라 여기서 점심을 먹고 시내 구경을 한 이후 케이블카로 중간 지점까지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뒤틀리고 말았다. 급히 화살로 사과를 맞추었다는, 스위스 독립의 정신적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윌리엄 텔' 동상을 찾았다. 아뿔사~ 대체 시내 어디에 있는 거지? 혼자 낯선 타국 초행길에 비는 내리고, 너무 정신이 없다. 급히 시청을 검색하여 걸어가 본다. '그래 시청에.. 더보기
'Via Alpina' 계획 초안 1일 차 - 2023년 8월 26일 오후 5:50 인천 공항 출발 2일 차 - 8월 27일 오전 8:00 취리히 도착 입국 수속 후 기차 이용하여 Altdorf로 이동(약 총 3시간 예상) Altdorf에서 간단하게 점심, 관광 후 Attinghausen으로 이동하여 케이블카 탑승 Brusti에 하차한 후 Alp Grat로 이동하여 숙박 3일 차 - (Alp Grat ~ Engelberg) 8월 28일 약 21km trekking으로 Surenenpass 건너 Engelberg 도착(주로 내리막길) Engelberg Youth Hostel 4일 차 - (Engelberg ~ Engstlenalp) 8월 29일 약 12km trekking 예정 - 거리는 짧아 보이나 고도를 제법 올려야 할 것으로 보임 E.. 더보기
남산 이리저리.... 아침에 김해에서 올라오는 길에 어디를 들를까? 생각해 보니, 역시 갈 곳이 별로 없다. - 그래도 경주 남산이 제일 만만하다 해야 하나? 교주는 '외항재-문복산-삼계리-쌍두봉-상원사-운문령-외항재'로 가볍게 가자는데, 본인만 가볍지 나는 죽을 것 같아서 발을 빼고 경주로 향한다. 처음에는 '상서장'에서 올라갈 생각으로 경주 박물관에 내려 천천히 뒷길로 걸어간다. 아마 새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이곳저곳에서 모아 놓은 돌덩어리들인 모양이다. 경주에서는 워낙 흔하기에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약간 아이러니 하기도 하다. 걷다 보니 표지판에 '불곡마애여래좌상'이 700m 근방에 있다고 하니, 괜히 관심이 가기도 하여 그곳으로 들머리를 돌린다. 참 아담한 집이다. 따뜻한 5월의 햇살 아래 장미 덩굴도 예쁘게 .. 더보기
문복산 갔다가 산내 들러 토요일 당직을 마치고 일요일 아침 언양으로 갔다. '교주'가 마중을 나와 있기에 축협에 들러 산행 후 먹을 고기를 사서 산내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당연히 산행을 하고 나서 밥을 먹을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은 이미 텐트를 쳐 놓고 두릅과 머위를 따서 데쳐 놓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다음이라 그냥 퍼질러 앉자고 한다. '안돼, 그렇게 쉽게 유혹에 무너지면 안 되지, 더구나 이제 10시 30분경, 너무 일찍이다.' 다행히 유혹을 뿌리치고 혼자서 문복산을 오른다.날이 너무 좋았다. 저 멀리 '신원봉-학대산-문복산-드린바위'의 멋진 능선이 훤~하게 조망된다. 그러고 보니 어느듯 거의 3년이 지났구나. 2020년 울산을 떠나면서 나름의 대미(大尾)를 장식할 산행으로 이것저것 고민하다, 약간 길면서도 그리 힘들지는 .. 더보기
경주 벚꽃 구경 매화가 피면 '이제 삭풍 한겨울은 지났구나'라고 느낀다. 길거리나 언덕배기에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 '아, 이제 봄이 오긴 오는구나'라고 느낄 게다. 그러다 벚꽃이 피면 '아, 마침내 봄이 깊어졌구나'를 실감하게 된다. 지난 금요일 버스를 타고 가는 길가에 벚꽃이 만발하였기에, 오늘은 근무를 마치고 낡은 카메라를 들고 '김유신묘' 근처를 갔다. 버스를 타고 경주병원 근처에 내려서 천천히 걸어간다. 역시 해가 많이 길어졌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이기에 '역시 월요일이라 사람이 없구나...'라는 착각을 하였었다. '김유신묘'라고 일컬어지는 곳이다. 한때는 이곳의 진위여부가 잠시 논란이 되기도 하였으나, 한국 사학(史學)의 한계성인지 그냥 흐지부지 지나가 버렸다. 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언제일까? 대부분이 .. 더보기
단석산 3.1절이라, 애국애족 마음을 되살리자? 뭔 소리인지? "일본은 조선과 전쟁을 하지도 않았기에 침략을 한 것은 더더욱 아닌데, 조선은 그냥 안에서 썩어서 자신을 지킬 힘이 없어 무너졌을 뿐이데..." 이런 말을 하는 인간이 이 땅의 여당 비상대책 위원장으로 버젓이 행세하는 2023년 현실에서 3.1절이라는 게 어떤 의미가 있기는 한가? 아~ 의미가 있다. 중요한 의미가 있구나. 바로 '노는 날'이다. 전날 포항에서 대학 친구들과 모임이 있기도 하였기에 집에 가기는 틀렸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오래간만에 단석산을 찾기로 한다. 아침에 병원에서 밥을 든든히 먹고 버스를 타고 건천으로 간다. 솔직히 처음에는 언감생심으로 '단오종주'를 상상하였었다. 몇 년 전에는 들머리 부위에 공사가 한참 이었던 것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