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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다녀온 이야기

지리산 둘레길 4,5,6 - 2 8월의 말이라 그런지 조금씩 해 떨어지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게 조심하다 보니, 산행 속도가 많이 늦어진 감이 있다. 아직 남은 길은 멀고, 더구나 산길이 제법 남아 있으며, 차편은 장담을 못하고... 그래도 그냥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진행한다. 고동재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론적으로 한참을 더 가야만 했다. 힘들어도 전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쉬면서 구경을 한다. 이 곳을 오르기 직전 바로 근처에서 멧돼지 떼들의 '쉭 쉭 킁 킁' 거리는 소리에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쫙 퍼지면서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다. 이제 산길은 끝나고 임도와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다행히 30분쯤 걷다가 콜택시와 연결되어 산청읍내로 편하게 들어올 수 있었다. 산청에서의.. 더보기
지리산 둘레길 4,5,6 코스 - 1 지난 5월 '심장 F/U 검사'에서 나쁜 소식을 접하고 잠시 우울하게 있다가, 이리 저리 마음의 정리를 하고 나니, 다시 길이 그리워져서 떠나 본다. 길이 시림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것은 단순히 그 경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길 속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이야기, 흔적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해석들로 더욱 풍성해지거나, 보다 피폐 초라해지기도 한다. ​ 지리산이 딱 그러하지 않은가? 흔히 지리산과 설악산을 비교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산에 보다 많은 방점을 남기고 싶다. 설악산의 그 화려함과 기괴함은 타성을 자아내기 충분하지만, 그 곳에는 사람의 내음이 흔적들이 느껴지거나 읽혀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는 어딘가 불편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시간에는 지리산을 들러곤 했는가 보다. ​ 판교에 사는 .. 더보기
다시 찾은 경주 -2 깊이 잠들지 못하고 다시 일찍 눈을 떴다. 뒤척이다가 몸을 일으키니 아침 6시라... 뭔가를 먹고 하루를 시작하려고, 라면 하나 반을 끓인다. 아~ 이제는 이것도 많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바깥에 있는 뭔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지는 것과 연관되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힘들고, 식사량도 줄어들고, 누구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도 힘들어지고... 하지만 불만, 증오, 짜증등은 더욱 커져가는 듯 하니, 애매하네... ​ 첫 계획은 남산을 올라가려 하였으나 왠지 몸도 피곤하고, 장마로 비는 오락가락하고, 그냥 문화 유적지 주위나 거닐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혼자 다니는 여행길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겠는가? 언제든지 마음가는 데로. ​ 첨성대 주변을 출발지로 잡으려 버스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오.. 더보기
다시 찾은 경주 - 1 SRT로 신경주 역에 도착하였다. 직전까지 비가 내려서인지, 땅바닥은 젖어있다. ​ 20살에 처음 이불 보따리등을 챙겨서 들어왔던 그 땅을 50을 훌쩍 넘기고 다시 살아볼까 싶어 탐방 삼아 찾아들었다. 20살의 그 많던 기억들은 거의 대부분 사라져 버렸지만, 그때 나는 나의 50대를 어떻게 그렸었던가? 하나는 정확히 맞춘 것 같다. 그리 큰 부자는 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으니 말이다. 하나는 정확히 틀렸다. 그래도 부모님이 물려준 몸뚱아리를 건강하게 잘 유지할 줄 알았으니 말이다. 다른 것들? 그냥 모르겠다. 어쩌면 위의 넋두리도 지금 만들어 낸 상상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 약속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 일단 버스를 타고 서악동 무열왕릉으로 간다. 예정대로 움직인다면 서악이나 충효동을 1순위로 생각하니.. 더보기
남도 유배길 - 3 이제 저 멀리 월출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름 없는 면소재지에 불현듯 발견한 웬 모텔??? - 아니 이런 곳에 장사가 되나? 바로 앞에 '성화 대학'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물론 지금은 폐교를 하였기에, 주변 식당등의 생계가 막연해 보인다. 그래도 일단은 피곤한 몸을 누이고 배를 채우기 위해 방을 잡았다. 최근 전국의 모텔을 다니다 보니 어느 정도 가격대를 알게 되는데, 여기는 25000원. - 전국 최저가가 맞을 것이다. 방은? 나름 깔끔하고 따뜻하다. 가격대비, 지리적 조건 대비 추천할 만 하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길을 나선다. 이제 마지막인 '천황사 주차장' 근처로 방향을 잡는다. 이제 월출산이 확실히 가깝게 다가왔다. '백운동 원림'이라, 예전 다산 선생과 초의 선사가 들러서 차를 마셨던 곳.. 더보기
남도 유배길 - 2 '다산 초당'으로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이 짧지만 제법 가파르다. 해남에 있는 외가집에 손을 벌여 숙소를 잡았다고 하니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을 게다. 더구나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글 읽고 쓰는 것 밖에 없는데, 권력은 떨어지고, 더구나 죄명은 복권이 거의 불가능한 '천주쟁이'이니... 이어서 가까운 '백련사'에 들른다. 같이 벗하고 차를 마셨다는 '혜정 스님'이 기거하였다는 백련사. 소설이나 다른 글에서는 끼니를 걱정할 정도라고 하였었는데, 말짱 거짓말이다. 만만한 규모가 아니다. 엄청 큰 절이다. 신라 시대때 창건되었다고 하니, 소설이 뻥일 가능성이 너무 농후하다. 이제 산을 벗어나서 강진의 바닷길을 걷는다. 전라남도의 매력은 '산, 바다, 논, 밭, 평야, 저수지, 뻘등' 이 모든 것이 '공존-혼효.. 더보기
남도 유배길 - 1 '탕왕(湯王)이 걸왕(桀王)을 추방한 것은 옳은 일인가?' 주군에 대한 무조건적 충성만을 강요하던 조선 시대에 던진 이 질문. 흔히 우리가 다산의 '역성 혁명론'이라 불리는 '탕론(湯論)'의 첫 문장이다. 첫 문장이니 만큼 그 강렬하였던 인상은, 접한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새겨진다. 또 하나 '풍수론(風水論)'에서 어버이의 길한 묘자리를 찾는 풍속에 대하여는 '그 어버이를 묻어서 복을 구하는 것은 효자의 정이 아니다.'라는 그의 명쾌한 답변은 그 당시의 인습에 비추어 지금도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吉地를 찾아 수백억원의 국고를 아낌없이 낭비하여도 비판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땅의 쓰레기 언론이나 정상배 무리들의 지랄들에 쓴 웃음만 날리게 하며서 말이다. 그러면 뭘 하나, 이미 그를 알아주지.. 더보기
지리산 둘레길 - 1,2,3 음식을 맛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뚜렷한 기준을 잡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돈을 내고 먹어도 아깝지 않다'는 느낌으로 표현하곤 한다. 어떤 길이 좋은 길인가?라는 대하여서도 사람마다 다르기에 뚜렷한 기준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시간과 돈을 내어 다시 가도 후회되지 않는 길'을 생각한다. ​ 27년전 겨울 너무도 낯선 인천 송도의 한 연수원에서 처음 모였던 40여명(?)의 인턴 오리엔테이션 자리. 그 날 마지막 술잔을 들었던 4명의 인연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는 게, 어찌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 중 2명이 '1박 2일'의 시간을 맞추어 '지리산 둘레길'을 걸어본다. ​ 1구간은 정상적인 둘레길을 포기하고 경치를 보기 위해 '구룡 폭포'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중간 지점에서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