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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 홍어와 국밥' - 2 그러고 보니 첫날은 낮잠을 전혀 자지 않았었다. 그러기에 당연히 밤에 잠이 잘 올줄 알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네.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날이 에어콘 틀기는 서늘하고 문을 닫고 자기는 약간 덥덥하고... 문을 열어 놓으면 큰 길의 차 소리에 잠이 쉬이 들지 않고... 그래도 새벽에는 제법 깊이 폭~ 잠이 들었기에 아침이 마냥 무겁지 만은 않았다. ​ 도래 마을에 도착하였다. 풍산 홍씨의 집성촌으로 근 600년의 역사를 지닌 마을이다. 하지만 많은 건물이 6.25때 소실되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고택들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곳에 들어와 살 수 있나 뒤져 보기도 하였었는데, 역시 internet이나 기사등을 통해서 접하는 정보와 직접 와서 보고 느끼는 것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 더보기
'나주 - 홍어와 국밥' - 1 원래 작년 이 맘때쯤의 계획이라면, 아마 1 순위 - 나주, 2 순위 - 구례, 3 순위 - 강진으로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을텐데. 사실 경주는 전혀 예상에 없던 곳이었는데... 상황의 급변으로 정착지가 바뀌면서, 아쉬움에 언젠가 들러고 싶었던 그 곳을 찾아갔다. ​ 경주의 '경(慶)'자와 상주의 '상(尙)'자를 합쳐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경상도'이다. 그리고 전주의 '전(全)'자와 나주의 '나(羅)'자를 합쳐 '전라도'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뭐 고려 시대부터 내려온 이야기라는데,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부정하는 말이 없는 걸 보면 대충 그런가 보다 여겨도 무방한 모양이다. ​ 집 사람이 전날 부산 금천선원 큰 스님의 입적으로 49제를 치르고 올라와 피곤한 상태이기에 .. 더보기
지리산 둘레길 4,5,6 - 2 8월의 말이라 그런지 조금씩 해 떨어지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게 조심하다 보니, 산행 속도가 많이 늦어진 감이 있다. 아직 남은 길은 멀고, 더구나 산길이 제법 남아 있으며, 차편은 장담을 못하고... 그래도 그냥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진행한다. 고동재에서 택시를 부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론적으로 한참을 더 가야만 했다. 힘들어도 전망이 좋은 곳에서 잠시 쉬면서 구경을 한다. 이 곳을 오르기 직전 바로 근처에서 멧돼지 떼들의 '쉭 쉭 킁 킁' 거리는 소리에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쫙 퍼지면서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다. 이제 산길은 끝나고 임도와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다행히 30분쯤 걷다가 콜택시와 연결되어 산청읍내로 편하게 들어올 수 있었다. 산청에서의.. 더보기
지리산 둘레길 4,5,6 코스 - 1 지난 5월 '심장 F/U 검사'에서 나쁜 소식을 접하고 잠시 우울하게 있다가, 이리 저리 마음의 정리를 하고 나니, 다시 길이 그리워져서 떠나 본다. 길이 시림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것은 단순히 그 경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길 속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이야기, 흔적 그리고 그에 따른 다양한 해석들로 더욱 풍성해지거나, 보다 피폐 초라해지기도 한다. ​ 지리산이 딱 그러하지 않은가? 흔히 지리산과 설악산을 비교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산에 보다 많은 방점을 남기고 싶다. 설악산의 그 화려함과 기괴함은 타성을 자아내기 충분하지만, 그 곳에는 사람의 내음이 흔적들이 느껴지거나 읽혀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는 어딘가 불편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시간에는 지리산을 들러곤 했는가 보다. ​ 판교에 사는 .. 더보기
다시 찾은 경주 -2 깊이 잠들지 못하고 다시 일찍 눈을 떴다. 뒤척이다가 몸을 일으키니 아침 6시라... 뭔가를 먹고 하루를 시작하려고, 라면 하나 반을 끓인다. 아~ 이제는 이것도 많게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바깥에 있는 뭔가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지는 것과 연관되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힘들고, 식사량도 줄어들고, 누구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도 힘들어지고... 하지만 불만, 증오, 짜증등은 더욱 커져가는 듯 하니, 애매하네... ​ 첫 계획은 남산을 올라가려 하였으나 왠지 몸도 피곤하고, 장마로 비는 오락가락하고, 그냥 문화 유적지 주위나 거닐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혼자 다니는 여행길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니겠는가? 언제든지 마음가는 데로. ​ 첨성대 주변을 출발지로 잡으려 버스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오.. 더보기
다시 찾은 경주 - 1 SRT로 신경주 역에 도착하였다. 직전까지 비가 내려서인지, 땅바닥은 젖어있다. ​ 20살에 처음 이불 보따리등을 챙겨서 들어왔던 그 땅을 50을 훌쩍 넘기고 다시 살아볼까 싶어 탐방 삼아 찾아들었다. 20살의 그 많던 기억들은 거의 대부분 사라져 버렸지만, 그때 나는 나의 50대를 어떻게 그렸었던가? 하나는 정확히 맞춘 것 같다. 그리 큰 부자는 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으니 말이다. 하나는 정확히 틀렸다. 그래도 부모님이 물려준 몸뚱아리를 건강하게 잘 유지할 줄 알았으니 말이다. 다른 것들? 그냥 모르겠다. 어쩌면 위의 넋두리도 지금 만들어 낸 상상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 약속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 일단 버스를 타고 서악동 무열왕릉으로 간다. 예정대로 움직인다면 서악이나 충효동을 1순위로 생각하니.. 더보기
남도 유배길 - 3 이제 저 멀리 월출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름 없는 면소재지에 불현듯 발견한 웬 모텔??? - 아니 이런 곳에 장사가 되나? 바로 앞에 '성화 대학'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물론 지금은 폐교를 하였기에, 주변 식당등의 생계가 막연해 보인다. 그래도 일단은 피곤한 몸을 누이고 배를 채우기 위해 방을 잡았다. 최근 전국의 모텔을 다니다 보니 어느 정도 가격대를 알게 되는데, 여기는 25000원. - 전국 최저가가 맞을 것이다. 방은? 나름 깔끔하고 따뜻하다. 가격대비, 지리적 조건 대비 추천할 만 하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길을 나선다. 이제 마지막인 '천황사 주차장' 근처로 방향을 잡는다. 이제 월출산이 확실히 가깝게 다가왔다. '백운동 원림'이라, 예전 다산 선생과 초의 선사가 들러서 차를 마셨던 곳.. 더보기
남도 유배길 - 2 '다산 초당'으로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이 짧지만 제법 가파르다. 해남에 있는 외가집에 손을 벌여 숙소를 잡았다고 하니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을 게다. 더구나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글 읽고 쓰는 것 밖에 없는데, 권력은 떨어지고, 더구나 죄명은 복권이 거의 불가능한 '천주쟁이'이니... 이어서 가까운 '백련사'에 들른다. 같이 벗하고 차를 마셨다는 '혜정 스님'이 기거하였다는 백련사. 소설이나 다른 글에서는 끼니를 걱정할 정도라고 하였었는데, 말짱 거짓말이다. 만만한 규모가 아니다. 엄청 큰 절이다. 신라 시대때 창건되었다고 하니, 소설이 뻥일 가능성이 너무 농후하다. 이제 산을 벗어나서 강진의 바닷길을 걷는다. 전라남도의 매력은 '산, 바다, 논, 밭, 평야, 저수지, 뻘등' 이 모든 것이 '공존-혼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