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50대에, 아니 2022년에 슬픈 것 누군가에게 40은 불혹(不惑)이며, 50은 지천명(知天命)이고, 60은 이순(耳順)이라 하였으나, 나 같이 어리석은 이에게는 40은 'unknown'이었고, 50도 'unknown'이요, 60도 'unknown'일 것이 확실하다. 모르겠다. - 세상은 내 머리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울 뿐이다. 그런데 더 우울한 것은 이 세상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나쁜 감정만 더 생겨난다는 것이다. 즉, 이해하기 어려운 풀어나가기 불가능해 보이는 이 세상이, 이제는 너무 싫고 미워진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되고 어렵게만 느껴진 것이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싫고 미워지고 저주하고 싶은 적은 없지 않았나 싶다. 며칠전 다시 150여명의 젊은이들이 영문도 모른 채 도시 번화가 한복판 골목길에서 .. 더보기 외씨 버선길 - 4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안개가 걷히면서 제법 따가운 햇살이 비친다. 이렇게 차가운 서리를 3~4차례 맞아야 사과는 더 맛있어 진다는데. 예전 울산에 살 때는 청송에 지인이 있어 몇 년간 사과를 받아 먹었었는데, 사람이 간사한 것인지, 남원 지리산 사과를 먹은 이후로는 청송 사과를 가까이 하지 않았었구나. 그래도 여전히 이 곳 청송과 지난 달 다녀온 영주 주위에는 온 천지 사과 밭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여전히 사과 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소나무 숲과 얕은 개울을 지나 길을 이어 나간다. 그리 멋있거나 아름답다고 느껴지지는 않으나, 가을 햇살 아래 참 걷기 좋은 길이라 여겨진다. 세상이 그러 하지 않은가? 뭐 다 잘 나고 멋있고 이쁜 것들만 뻐기며 살아가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별 볼일 없는, 그리 잘 .. 더보기 외씨 버선길 - 3 아침에 일어나니 용전천을 따라 짙은 안개가 깔렸다. '아~ 오늘 낮에도 덥겠구나...' 가방에 몽쉘 4개가 남아있어 아침 식사로 먹었다. 모텔방에 앉아 일단 2개, 하나만 더, 하나만 남기기는 애매하네... 결국 4개 다 먹었다. 이 식탐은 언제 어디 가서도 쇠해지지가 않으니... 어제는 밤이라서 제대로 보지 못한 2구간 출발점인 '소헌 공원'을 다시 천천히 둘러본다. 세종대왕의 妃였던 소헌 왕후의 본관이 '청송 심(沈)'씨라는 이유로 이 공원 이름을 정하였다고 한다. 운봉관이나 찬경루등의 건물이 제법 규모와 운치를 자랑할 만 한 볼거리이다. 특히 연못이라 추정되는 곳이 있는데, 물이 말라 있어 약간 아쉬움이 남지만... 짙은 안개 속으로 걸어간다. 뭐 별다른 정취를 느낀다든지 하는 그런 거는 없다. 저.. 더보기 외씨 버선길 - 2 금은광이 삼(사)거리에서 다시 산행팀을 만나 잠시 쉬었다. 경주에 내려가는 이야기, 밥 먹을 약속등을 잡고, 이제는 각자의 길로 갈라선다. 나는 월외마을 쪽으로, 산행팀은 다시 장군봉 쪽으로... '외씨버선길'이라 이름은 예쁘게 지었는데, 특히 시작하는 1구간 국립공원 구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정비는 너무 부실하다. 너무 인공적인 길도 불편하고 부담스럽지만, 너무 자연스러운 길도 어색하긴 마찬가지이다. 산길을 벗어나니 마을이 나타난다. 며칠전 '한국 기행'에서 봤던 바로 그 '너구 마을'이다. 얼핏 기억으로 5가구에 7명이 살고 있다고 한 것 같은데, 그 정도로 작은 마을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노인 한 분이 사과 나무를 돌보는 것 이외에는 역시 사람은 없다. TV에서는 왜 이름이 너구 마을이.. 더보기 외씨 버선길 - 1 새벽 일찍 집을 나선다. 집 -(택시)- 대전역 -(KTX)- 동대구 -(시외버스)- 부남 -(택시)- 주왕산 주차장. 집에서 5:30쯤 택시를 타서 9:50쯤 주왕산에 도착을 하였으니, 4시간 20분 정도. 그리 가깝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고개를 저얼만큼 그리 멀지는 않은 길이다. '외씨 버선길'이라, 청송-영양-봉화-영월'을 이은 244km의 제법 긴 길이다. 마치 그 길을 이은 모양새가 조지훈 시인의 '승무'에 나오는 '외씨 버선'과 닮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라 한다. - 약간 억지는 있어 보이지만, 다른 뻔한 둘레길들의 이름보다는 나름 운치가 있어 보인다. 주왕산은 몇 차례 들렀지만, 제대로 산행을 한 기억은 별로 없다. 그러기에 금은광이 사거리까지는 주봉과 가메봉등을 둘러서 가는 길을 택하.. 더보기 토왕성 폭포 전망대, 신흥사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그냥 속초시장을 둘러보고 바로 집으로 가느냐, 신흥사를 들러보느냐... 새벽부터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날이 너무 맑고 좋다. 설악산 소공원으로 가서 신흥사와 비선대를 구경하고 집으로 가자. 화요일인데... 차가 장난이 아니다. 이미 주차장은 만차라 하고 어디 U턴해서 빠져나갈 길도 없다. 너무도 다행스럽게 U턴할 심산으로 켄싱턴 호텔로 들어섰는데, 주차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완전 횡재'라며 탄성을 지를 뻔하였다. 이제 화장실도 들르고 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설악산으로 들어간다.- 당연히 매표소를 통과하여야 하고... 비선대로는 여러번 다녔는데, 옆으로 보이는 '토왕성 폭포 전망대'는 처음이다. 예전 지인이 토왕성 폭포를 가자고 하기에, 위험해 보여서 저어하였었는데 이번에.. 더보기 설악산 오색천, 낙산사 아침에 리조트에서 출발하여 흘림골로 향한다. 어제 저녁에는 리조트에서 무슨 공연을 한다고 하여 사람들이 엄청 북적거렸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은 '역시나'로 바뀌어 버렸다. 평일인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흘림골 주차장은 만차로 차를 델 곳이 없었다. 용소폭포 쪽으로 내려와도 매 한가지, 결국 오색 약수터까지 내려와 버렸다. 근처 식당에 어렵게 어렵게 주차를 하는 싯점, 이미 마누라의 표정은 분노와 짜증으로... 이 시대에 이 땅에서 남자로 태어난다는 것은, 최소한 전생에 섬을 하나 팔아 먹었든지 아니면 뭔가 죄를 지은 게 분명하다. 뭘 해도 욕을 들어 먹게 되어 있는 이 황당한 구조적 문제를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인다는 게, 더 힘들다. 오색을 몇 차례 왔었지만 이렇게 약수터를 직접 보기는 처음이.. 더보기 오대산 선재길 아침이 조금씩 밝아 온다. 약간의 안개가 끼인 듯한 분위기가, 오늘도 약간 덥겠구나... 가을이 점점 짙어 간다. 더불어 내가 자리를 옮겨야 할 시간도 다가온다. 뒤숭숭한 기분을 핑계삼아, '가을이라면 한번쯤은' 이라는 느낌으로 다시 출발한다. 오대산 선재길을 걷고, 설악산을 둘러 볼 요량으로. 미처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평일을 끼고 가면 그래도 여유로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2~3년의 코로나 기간 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여행에 굶주려 있었든지를 감안하지 못했었다. 월요일, 화요일을 끼고 갔지만, 설악산의 10월 한달은 매일 매일이 휴일과 같았다. 차량에 차량에 차량에, 사람에 사람에 사람에... 설악산을 가는 길에 오대산 월정사를 거쳐 선재길을 둘러보러 갔다. 약 10년전 쯤 혼자서 오대.. 더보기 이전 1 ··· 18 19 20 21 22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