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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또는 너무 늦게 '그것 하나 제대로 딱딱 못 맞춰?' 예전 '쓰리랑 부부'에서 순악질 여사로 나왔던 김미화씨의 대사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뭘 하나 제대로 딱딱 잘 맞춘다는 게 참으로 어렵구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뭐를 제대로 해보려면 대부분 조금 늦거나 때로는 너무 앞질러 설치는 꼴이 되어 난장판이 되기 십상이니 말이다. 시간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균일하게 주어진 것 같은데, 각자가 그 주어진 시간을 사용하는 과정이나 흐름을 보면 가장 불공평한 게 또한 시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누구에게는 너무 넘쳐서 난리이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모자라 허득이게 하고 더구나 가장 가슴 쓰리게 아프게 하는 것은 소위 그 타이밍이라는 것이 거의 대부분 '너무 일찍, 또는 너무 늦으니'... 일주일에 4일 정도를 .. 더보기
이제야 '아Q정전'을 조금은 이해를 하겠다. 어제저녁에 책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오에 겐자부로'의 부고 소식을 접하였다. 일본 문학을 그리 선호하는 경향은 아니기에 작품으로 접해 본 것은 '개인적인 체험', '만엔원년의 풋볼' 정도에 불과하다. 아마 그의 작품보다는 반전 평화주의자등 활동가로서의 그의 활동과 발언등에 의해서 더욱 깊이 남지 않은가 싶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가 '20세기 아시아의 가장 위대한 작가'라고 칭한 루쉰이라는 이름이 함께 떠오른다. 내가 루쉰를 처음 알고 찾아보게 된 계기는 故이영희 선생을 통해서이다. 생전에 그분이 가장 좋아한 작가로서 주저 없이 루쉰를 꼽고, 그에 대한 많은 글을 남겼으니 말이다. 루쉰의 작품으로 누구나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리는 것이 바로 '아Q정전'이 아닐까 싶다. 정말 비루하게 살아가는 '아Q'라.. 더보기
역시 일본이야... 10여 년 전의 사소한 기억이 하나 있다. 당시 근무하던 병원의 소위 문전 약국이 바뀌는 일이 있었다. 그 약사들은 병원 외래와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명목이었는지 회식을 하자고 하였다. 두 차례에 나누어했는데, 그게 좀 애매하였다. 외래 조무사들과는 삼겹살로 하고, 진료 의사들과는 소고기로 하였으니 말이다. 어찌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달리 보면 치사하게 먹는 걸로 차별을 하는가?라는 느낌도 들 만하지 않았나 싶다. 마키아밸리는 군주에게 단단하게 충고를 한다. 신민(臣民)들이 열을 요구하면 겨우 힘들게 한 두 가지만 해결해줘야 한다고. 만약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려고 하면 그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그러면 왕의 권위가 무너질 것이라 경고한다. 하나를 들어주면 둘을 요구하고, 도저히 만족을 모.. 더보기
'영혼의 순례길' -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 3년 전 마드리드행 비행기를 예약하였었다. 일정상 전체는 어렵기에 레온에서 산티아고까지 300여 km를 12박 14일, 그러니 10일 정도를 걷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하필이면 당시 코로나 사태로 결국 위약금을 물고 취소를 하였다. 나는 왜 그 길을 갈려고 하였을까? 그리고 지금도 가려고 하는 걸까? 그냥, 남들이 가는 길이기에, 다들 좋다고 하기에, 나름 유명하다기에... 혹시 종교적 이유로? Oh, 절대 No이다. 나는 여전히 강경한 '反종교주의자'임에 틀림이 없으니 말이다. 히말라야의 그 많은 산군들은 8000m를 넘는 것만 하여도 14좌이며, 이미 모두 인간에 의해 정복되었다. 그러기에 이제 5000~6000m 정도의 높이는 훈련된 일반인도 장비를 가지고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시대이다. 하지만 6.. 더보기
단석산 3.1절이라, 애국애족 마음을 되살리자? 뭔 소리인지? "일본은 조선과 전쟁을 하지도 않았기에 침략을 한 것은 더더욱 아닌데, 조선은 그냥 안에서 썩어서 자신을 지킬 힘이 없어 무너졌을 뿐이데..." 이런 말을 하는 인간이 이 땅의 여당 비상대책 위원장으로 버젓이 행세하는 2023년 현실에서 3.1절이라는 게 어떤 의미가 있기는 한가? 아~ 의미가 있다. 중요한 의미가 있구나. 바로 '노는 날'이다. 전날 포항에서 대학 친구들과 모임이 있기도 하였기에 집에 가기는 틀렸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오래간만에 단석산을 찾기로 한다. 아침에 병원에서 밥을 든든히 먹고 버스를 타고 건천으로 간다. 솔직히 처음에는 언감생심으로 '단오종주'를 상상하였었다. 몇 년 전에는 들머리 부위에 공사가 한참 이었던 것으로 .. 더보기
'에라스무스 평전' - 작가의 과도한 감정이입? 평전(評傳)이라는 것은 지나간 한 사람의 삶의 흔적과 궤도를 따라가며 그려가기 마련이다. 당연히 먼저 그 시대를 이해하여야 할 것이고, 그 주위 사람들과의 이러저러한 관계를 풀어가면서 작가가 도출하려는 그 '인물'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상이 하나하나 잡혀 나가는 것일 게다. 그런데 이 세상에 어찌 완벽한 객관성이나 보편성 또는 중립적 태도라는 것이 존재하겠는가. 더구나 작가가 그 인물을 통하여하고 싶은 말이 있기에, 뭔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기에 그 어려운 글쓰기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필연적으로 작가의 주관적인 감정 이입은 필수 불가결인 오히려 핵심적인 요소일 수밖에 없다. 그게 없다면, 그냥 위키페디아등에 등록된, 아니면 만화책으로 된 요약집이나 보면 될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 같.. 더보기
'평범한 인생' - 평범한 여러 alter ego들 소설이란 것이 한번 읽고 지나가면 끝인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너무 재미없거나 땡기지 않는 작품이 아니라면 가능한 두 번은 읽어봐야 그 맛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이 그러하지 않은가 싶다. 처음으로 '로봇(robot)'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그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오래전 '도룡뇽과의 전쟁'이라는 약간은 황당한 제목과 배경의 작품에서였다. 이후 잊혀 있다가 몇 개월 전 '평범한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그를 다시 만나게 된 셈이다. 몇 달 전 처음 읽었을 때의 기억은? 별로 없다. 그러기에 다시 읽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 요즘은 너무 기억이 없어진다. 지난 시절의 과도한 알코올과 니코틴의 잔재인지 아니면 치매 초기인지... 심해도 너무 심한 것.. 더보기
비 내리는 그저 그런 아침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 일어나지 않은 것은 다행인데, 대신 평소보다 일찍 떠진 눈이 더 이상 감기 지를 않아 뒤척이다가 그냥 일어난다. '에이~ 지내다가 졸리면 다시 자지 뭐...' 우유에 콘플레이크를 섞어 한 그릇하고, 커피에 초코과자를 먹고 약을 먹는다. 폰으로 확인하니 강우량이 10mm를 넘었다고 하니, 그리 적은 비는 아니다 싶어 창문을 열고 잠시 나가 본다. 아직 여명에 분명히 보이지는 않아 나가서 직접 맞아보니 그리 굵지도 않지만 그리 가늘지도 않은, 겨울 치고는 제법 비다운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작년 봄과 여름 남부 지방이 가뭄에 허득일 때 대전을 비롯한 중부 지방은 제법 비가 내렸었는데, 겨울이 지나가면서 다행히 지난 일요일과 함께 오늘도 제법 되는 양의 비가 내릴 것 같아 다행이라 여겨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