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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과 괴벨스 일찍이 언론의 광기적 속성을 간파하고 의도적으로 정치적으로 가장 잘 이용한 대표적 인물을 뽑는다면 역시 독일의 요제프 괴벨스를 빼놓을 수 없을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영국에게서 항복이나 최소한 '평화 협정'을 끌어내기 위해 런던에 대공습을 퍼붓는 시점에서 괴벨스는 또 다른 공간에서 처칠에게 공습을 퍼부었다. 바로 저렴하게 보급한 '국민 수신기' 라디오인 '괴벨스의 주둥이'를 통해서 말이다. 거의 매일 밤 반복되는 독일의 야간 대공습에 런던 시민들은 조금씩 지쳐가고 정치인들은 더욱 빠르게 항복을 선동한다. 이에 처칠은 독일의 대도시에 대한 직접적인 공습과 동시에 그 특유의 유려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라디오 연설을 통해 영국 시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워준다. 독일에게는 가장 부담이 되는 무서운 항.. 더보기
'개고기 금지법'까지 필요한가? '핵오염수 방류'가 문제가 되었을 때 누군가는 '괜히 오염수 이야기는 더 이상 하지 말자'라고 하였었다. 아예 그런 것은 원래 없는 걸로 취급하자, 그래야 수산물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이다. 그러면 '개고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같은 그들의 논리라면 '개고기'니 '개 식용'이니 하는 말 자체를 언급을 하지 말아야 한다. 억지로 티를 내지 말고, 원래 이 땅에는 그런 역사나 그런 단어 자체가 없었던 것 처럼 그냥 넘어가자는 논리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학생 시절까지 나는 개고기를 엄청 좋아했었다. 어지간하면 몇몇이 '당고기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회비를 모아 먹으러 다녔을까. 레지던트 1년 차 100일 당직이 끝나는 날, 의례적으로 의국 회식을 개고기 집에서 했었던 기억이 있고, 군대 시.. 더보기
혹시나 ..., 역시나 ... 1988년 5월 15일 - 어찌 보면 누군가에게는 그냥 그런 하루일지 모르지만, 그날은 그래도 한겨레 신문이 창간한 날이다. 예과 2학년 시절이었구나. 학생 신분에 외진 경주에 있다는 핑계로 미처 신문을 받아보지 못하였는데, '도서관 1층 홀(?)' 유리로 된 신문 열람대에서 친구 몇 명과 함께 당시 '가로쓰기'가 너무 어색하게 보였던 그 신문을 처음 접하고는 '우와~~'하고 설렜던 기억이 새롭다. 2021년과 2022년이 넘어가는 그 차가운 겨울. 온갖 황색 언론들이 온갖 말도 안 되는 꼬투리와 거짓 선동으로 이재명을 물어뜯고, 온갖 개소리 개사과에 도를 넘어 미쳐 날뛰는 굥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기사를 쏟아붓는 그때. 혹시나 하는 기대로 간혹 한겨레 신문을 뒤져보았으나... 그 결과는 역시나... 어제.. 더보기
短想 - 1 'Lenin은 모든 것에 진정 옳았기에 성공한 위대한 혁명가가 된 것인가?' 아니면 성공한 혁명가이기에 그의 모든 것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인가?'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같은 쓸데없는 유치한 질문이 될 수도 있을게다. 며칠간 1916년에서 1917년 4월 사이 격동하는 러시아 혁명의 시기에 쓰인 그의 글을 몇 편 읽으면서, 나 같이 평범함 사람들의 인생과 그 한계 그리고 그렇게 규정되는 듯한 삶들에 대하여 잠시 생각해본다. '내가 살아온 삶이 어디가 얼마나 잘못되었기에 이리 힘들고 초라해 보이는 걸까, 아니면 내가 그리 성공하지 못하였기에 모든 것이 그렇게 비칠 뿐인가?' 물론 명확한 답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괜히 쓸데없는 우울이나 자괴감에나 빠지지 않으면 다행일 게다. 얕으나마 .. 더보기
'매혹적 오답' - ??? 2024년 수능을 마치고 난 이후 의례적인 난이도에 대한 평가가 있었다.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매혹적 오답'으로 변별력은 높였다.'--??? 살다 살다 별 개소리를 다 들어봤다 싶었는데, 아니었다. 또 내가 틀렸다. 쓰레기 기자들이 만들어내는 개소리의 폭과 깊이는 내 수준으로는 감히 범접을 못할 것 같다. 괴벨스가 1934년 권력을 장악한 이후 남긴 메모장의 문장이 떠오른다. '아직 자존심이 남아있는 사람은 기자가 되지 않도록 정말 조심해야 한다.' 개(犬)를 개라 일컫지 못하고 '게'라 적어야 하는, 미친X을 미친X이라 부르지 못하고 '특이한 분(?)이라 불러야 하는 그들에게 예전에는 일면의 측은지심이 일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하도 뻔뻔스럽게 반복되다 보니 짜증과 분노만 치밀 뿐이다. 더보기
침팬지 폴리틱스 인간과 너무도 닮아 보이는 침팬지, 아니 1000만 년 전 유인원에서 분화되기 전에는 같은 조상을 가진 동족이라고 표현하면 좀 과한가? 하지만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 차이는 고작 1.6%. 그러기에 유인원을 보면서 자연스레 드는 의문 '인간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이제까지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들에 대한 인지 능력, 성생활-일부일처제, 근친상간, 외도...- 등의 연구가 있었다면, 이 책은 '사회 구조'를 중심에 두고 침팬지들의 서열, 위계질서 그리고 권력의 변화를 중심으로 그들 리더의 추방 및 교체를 둘러싼 권력에 대한 집념, 세력 판도 그리고 이것이 성(性)적 특권에 미치는 영향등을 6년의 연구기간동안 네덜란드의 대규모 야외 사육장에서 관찰한 침팬지의 '정치의 역사'에 대한 연구 기록이다. 하지.. 더보기
책을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 2001년 2월로 기억한다. 막 전문의를 따고 군대 가기 직전의 겨울, 쌍문동의 집 마당에 엄청 눈이 많이 쌓였었다. 영풍 문고로 기억을 하는데, 책을 몇 권 살려고 오전 종로에 잠시 들렀다. 아마 3~4시간은 흘렀을게다, 하염없이 책을 뒤적였지만 한 권도 고르지 못하였다. 지금 같은 인터넷 시절이 아니었기에 당시 그 넓은 매장을 뒤진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약간 황당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시절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겼고, 지금 생각해도 그 나름의 멋과 맛이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 한 권도 고르지 못하였다.' 이것은 너무 무거워 보이고, 저것은 너무 가벼워 보이고 이건 나와 너무 생각의 차이가 크고, 저건 너무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고, 그리고 저것은 또 뭔가가 마음에 안 들고..... 더보기
때로는 병(病)이 나쁘지 만은 않구나 사람은 합리적 존재인가? 아니면 사람은 합리화하는 존재인가? 물론 개인에게 힘든 일이 닥쳤을 때 그것을 이겨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게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리 쉽거나 짧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명 힘든 시간이다. 그러기에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것이 때로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신(神)까지 웃기게 만드는' 삶의 계획을 세우면서 정신적 위안이나 이겨나갈 힘을 얻기도 하면서 말이다. 2년 전 수술을 받은 후 같이 근무하던 흉부외과 선생에게 물어봤다. "이제 술을 마시면 안 되겠죠?" "부정맥등의 리듬에 관한 질병이 아니라 밸브에 관계된 수술이기에 술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안 마시는 게 낫겠죠." 순간 '아니 마셔도 돼?'라고 잠시 동요하였지만,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2-.. 더보기